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529 – 시간의 무늬 (Pattern of Time)

2016.01.12 22:35:07 (*.69.35.119)
400

내가 보낸 시간들을 맞춰 보면 어떤 무늬로 나타날까?

내 발자국을 이틀 전으로 돌려본다.

10일 Sunday 밤, 매월 하는 바닥을 비누로 긁어내는 대 청소가 있는 날이었다.

탐슨과 과거 우리 샵에서 일 하던 다윈이 늘 함께 이 일을 해 왔는데 다윈이 허리가 

아파서 못 한다는 연락이왔다. 하는 수 없이 탐슨과 내가 이 일을 하기로 했다.

탐슨이 오기 전에는 내가 많이 하기도 했지만 그가 오고 부터는 손을떼고 안 해

왔다. 보통 날은 밤 열 시에 문을 닫지만 선데이는 밤 아홉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한 시간 일찍 닫고 청소를 한다. 

돌쇠처럼 우직한 탐슨이 모든 테이블과 의자를 한 곳으로 미루고나서

억센 솔로 비누물을 타서 바닥을 긁으면 내가 맙을 들고 물기를 거두어 낸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탐슨의 이마에서 땀이 뚝 뚝 떨어진다.

나는 슬금슬금 물기를 짜 내지만 이것도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계속

맑은 물을 갈아와서 다시 더러운 비눗물을 닦아야 하는 일이라 에너지가 많이

소요된다. 내가 탐슨에게 괜 찮으냐고 물어보면 싱긋 웃으면서 “아엠 오케이”라고 말 하면서

“언니는?”이라며 내 걱정을 해 준다. 나도 “아엠 오케이 투”라고 말하고 서로 웃는다.

밤 열 한 시까지 일 하고 남은 일은 탐슨에게 맏기고 돌와왔다.

다음 날 (어제)은 일찍 샵 일로 밴쿠버 본사에 들릴 일이 었어 새벽에 일어나 

패리를 타러가야했다. 당일로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다른 일은 일체 못 보고

아는 이 들에게도 전화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비가 많이오고

어두워 운전대를 조심 스럽게 잡고 와야했다.

아마도 조금 지쳤겠지…

어떻게 잠에 골아 떨어졌는지 오늘 아침이다.

정상대로 출근하여 일 하고 집으로 돌아와 건강 때문에 결심한 걷기운동 한 시간 

호수를 돌고 들어오니 벌써 어두워졌다.

자 이제 부터 이틀간 내가 보낸 시간의 무늬들을 짜 내어 그림을 그려 볼까?

** 청소하던 시간 – 거칠고 울퉁불퉁 그리고 불 규칙한 덩어리의 야한 물감들 

** 청소가 다 끝난 시간 – 바탕이 고요하고 연 노랑의 물감들

** 새벽에 일어나 끙끙 거리며 프리웨이를 달려가는 시간 – 이미 정복된 물감들 사이로 조르르 흐르는 가벼운 하늘 색

** 본사에 들린 시간 – 구석구석에 밤 색의 점점들 그러나 중요한 색들

** 다시 패리 타러 가는 시간 – 어두운 회색 가로등이 빗 물에 적셔진 그러나 운치가 있는 색감

** 집에 돌아와 라면을 먹던 시간 – 메꾸지 못했던 도화지 빈 틈들을 온통 매워주는 주황색

** 호수를 걷는 시간 – 푸른 하늘과 든든한 대지 그 속에 가득한 초록 물감들 가운데 얼음이 풀린 호숫물의 청색

아, 나는 이틀동안 거대한 그림 한 장을 그려냈다.

힘들지만 내 시간의 무늬는 언제나 이 처럼 아름답고 시원하다. 내일도 또 이렇게 살아가면 행복하겠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Jan 12.jpg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