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538 – 내가 부러워 하는 사람들

2016.01.21 23:18:14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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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응끙~

아침에 일어나려는데 몸이 발딱 움직여지지 않는다.

새벽 다섯시 부터 눈이 떠져서 다시 잠을 잘 수 없었던 아침.

오전에 육십 명 분의 샌드위치 주문이 들어왔기 때문에 어제부터 빵을 더 굽고

쿠키도 열 다즌 더 구워놓았다. 걱정이 되어서인지 더 잠을 잘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간신이 일어나 일곱 시 전에 출근했다.

샵에 들어서기만 하면 무슨 신 들린 사람처럼 이리뛰고 저리 뛰어야 한다.

식당에서 일 하는 사람들은 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것이다. 어디서 긁혔는지

손등에 빨간 색이 보인다. 빌빌할 처지가 아니라 밴디지 하나 딱 붙이고

하루 작업에 들어간다.

이틀 전 부터 하수도가 막혀 오늘 아침에도 팝 머신 앞에 물이 강을 이루고 있다.

일 하면서 뛰어와 맙으로 물기를 거두어내고 꼭 짜기를 수 십번. 애궁 하필이면

이때… 다시 서비스맨을 불렀지만 오후 4시에야 도착했다.

이것뿐 아니다.

팝 머신에 얼음이 안나와서 펩시 서비스맨을 불렀다. 원래 일이 터지려먼 한꺼번이

몰려온다. 오후 2시에 출근하는 직원이 두 시간 늦는다고 연락이 온다.

생전 다리 아픈것 모르는 나도 오늘만은 두 다리에 철근을 넣은 것 같다.

먹을 것 해결되어 집에서 노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아침에 느긋이 일어나도 되고 영화를 보던지 음악을 듣던지 책을 보던지

딩굴딩굴~~ 하겠지. 먹고 싶으면 먹고 싫으면 그냥자고. 흠

은퇴하고들 심심하다. 외롭다. 살 맛 안 난다. 하는 사람들 있는데

이런 얘기들은 다 호강스런 얘기다.

사람들은 내게 능력있어서 나이 먹어서도 일 한다고들 부러워 하지만 진짜 능력이라는 것은

돈 많은 남편을 갖고 있는 것 아닐까? 아닌가?  놀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무지 부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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