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응끙~
아침에 일어나려는데 몸이 발딱 움직여지지 않는다.
새벽 다섯시 부터 눈이 떠져서 다시 잠을 잘 수 없었던 아침.
오전에 육십 명 분의 샌드위치 주문이 들어왔기 때문에 어제부터 빵을 더 굽고
쿠키도 열 다즌 더 구워놓았다. 걱정이 되어서인지 더 잠을 잘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간신이 일어나 일곱 시 전에 출근했다.
샵에 들어서기만 하면 무슨 신 들린 사람처럼 이리뛰고 저리 뛰어야 한다.
식당에서 일 하는 사람들은 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것이다. 어디서 긁혔는지
손등에 빨간 색이 보인다. 빌빌할 처지가 아니라 밴디지 하나 딱 붙이고
하루 작업에 들어간다.
이틀 전 부터 하수도가 막혀 오늘 아침에도 팝 머신 앞에 물이 강을 이루고 있다.
일 하면서 뛰어와 맙으로 물기를 거두어내고 꼭 짜기를 수 십번. 애궁 하필이면
이때… 다시 서비스맨을 불렀지만 오후 4시에야 도착했다.
이것뿐 아니다.
팝 머신에 얼음이 안나와서 펩시 서비스맨을 불렀다. 원래 일이 터지려먼 한꺼번이
몰려온다. 오후 2시에 출근하는 직원이 두 시간 늦는다고 연락이 온다.
생전 다리 아픈것 모르는 나도 오늘만은 두 다리에 철근을 넣은 것 같다.
먹을 것 해결되어 집에서 노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아침에 느긋이 일어나도 되고 영화를 보던지 음악을 듣던지 책을 보던지
딩굴딩굴~~ 하겠지. 먹고 싶으면 먹고 싫으면 그냥자고. 흠
은퇴하고들 심심하다. 외롭다. 살 맛 안 난다. 하는 사람들 있는데
이런 얘기들은 다 호강스런 얘기다.
사람들은 내게 능력있어서 나이 먹어서도 일 한다고들 부러워 하지만 진짜 능력이라는 것은
돈 많은 남편을 갖고 있는 것 아닐까? 아닌가? 놀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무지 부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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