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참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눈이 떠 진다.
뭔가 나를 유혹하는 것이 있어 두리번 거리니
창 틈으로 들어온 달 빛이다
달빛이 말을 걸어온다
잠 좀 덜 자면 어떻냐고
커튼을 제치고 밖을 보니 소나무 가지 사이로 둥실 떠 있는 보름 달
아랫층으로 내려가 달이 내려 앉은 집 바깥 층계에 눈길을 돌린다
멀리 보이는 그 분주하던 프리웨이를 달리던 차들도 잠든 시각
무엇에 홀린 듯 이리저리 헤멘다
종이와 펜을 들고 써 내려가는 글
창이 훤하다 잠이 깨인다
이어지는 공상
어둠을 누르는 저 달 빛
이곳저곳 두루 살펴주네
섭섭했던 이에게 편지를 쓴다
섭섭함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잠시 다가왔다 떠나는 사랑일랑
진즉에 버렸어야 했거든
버티고 버티다 놓으려니 더 야속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