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549 – Vegetable War

2016.02.01 23:12:21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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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한 박스씩 담궈서 오는 손님 가는 손님들에게 안겨 드렸던 시절이 그립다.

어제 내 친한 친구는 “요즈음 김치 막 주는 사람은 등신이다”라고 까지 말 한다.

가슴이 뜨끔했지만 요즈음 나도 김치는 남을 마구 퍼 줄 수 없다. 요 몇 달 사이에

경제가 흔들거린다. 나 만 아니라 주위 모두들 그런 눈치다.

냉장고에 들어있는 음식들을 다 못 먹고 시간 지나 버리기가 다 반사인 북미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정신 차리라는 메시지 같기도 하다.

지난 번 배추 네 통을 40불이 주고 샀다는 글을 본 엘에이에 살고 있는 분이

거기도 비싸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파 한단에 1불 85전이라고 말해 나를 놀라게 했다.

때로 파 열단에 99센트 하던 시절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파 안 사먹은지가 오래됐다.

대파 하나를 사서 잘 다듬어 김치 냉장고에 넣어두고 조금씩 잘라 먹으니 그런대로

파 대용으로 나쁘지 않다.

야채의 고공비행으로 피해보는 장사가 있는데 바로 서브웨이다.

Vegetable Sub 을 사 가는 사람들 중에 빵의 속은 다 파 달라고 해 놓고

모든 야채를 따따블로 달라고 하면서 뒷 짐을 딱 지고 우리가 어떻게 넣어주나 주시하고 있다.

집에 가져가서 커다란 야채 볼에 담아 온 식구가 먹을 참인 것 같다. 이건 샌드위치를

파는게 아니고 값싼 셀러드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주 쿠폰 관계로 예상을 깨고 손님들이 몰려들어 야채가 달랑달랑하다.

수요일에 물건이 들어오는데 내일 쓸 상추가 약간 모자랄 것 같아 이웃 서브웨이에 빌리러 갔다.

다행히 그 곳에 여분이 있어 빌리게 됐는데 그 쪽에서도 자주 우리 한테 모자라는

것 들을 빌리러 오곤 한다.

상추를 건네 주면서 그 곳 메니져가 내게 말한다.

“우리 요새 야채와의 전쟁을 벌리고 있습니다. 나는 직원들에게 매 순간 야채 조금 넣으라고

말 하지요. 직원들이 샌드위치를 쌀 때 눈을 크게뜨고 몸을 고추세웁니다. 직원들은 내 눈치

보랴 손님들 눈치보랴 전전긍긍 인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말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잖아요.”

모든 야채가 거의 80% 이상 올랐기 때문에 그만큼 회사 이익이 줄어든다. 더우기 손님들이 야채를

후하게주는 서브웨이에서 자기들의 일일 바이타민을 다 채울마음으로 들어온다. 우짜면 좋을꼬?

나 역시 어떻게 하면 손님들 기분 나쁘지 않고 우리 회사 손실 덜 나게 할까 매 순간

고민에 빠진다. 오이나 그린패퍼는 기계로 썰지만 힘을 어떻게 주는냐에 따라서 두깨를 조절할 수

있는데 될 수 있는 한 얇게 썰어야 갯수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모든것에 요령이 따르는 법이다.

어서 봄이오고 여름이와서 온 땅에 그린으로 가득넘치기를 기대한다.

올 봄 여름에는 나도 정성들여 야채를 더 많이 심어야 겠다.

전쟁 이름 중에 야채 전쟁이 또 하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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