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557 – 매일의 삶이 드라마다

2016.02.10 23:59:28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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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인스팩터가 샵 두 곳을 다녀갔다. 인스팩터가 오면 보통 두 시간 걸린다.

이때 우리 직원들은 총력을 기우려 미비한 곳이 없나 두루두루 살펴본다.

인스팩터는 천정 꼬~~옥대기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에 시시한 거미 줄 같은 것이라도 

하나 보이면 그것을 긴 문장을 만들어 적는다. “처음에는 이씨~ 뭐야. 이런 것 가지고.” 했지만

이제는 그런 것 쯤은 잡혀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웃어 넘긴다.

그런 것이이라도 안 잡히면 계속 샵을 맴 돌다가 엉뚱하게 진짜 안 잡혀야 될 것도

잡히게 된다. 어제 온 인스팩터는 밴쿠버에서 출장 온 남자였는데 카메라로 구석구석

사진을 찍는다. 여자 인스팩터도 안 하는데 “시끼가 디게 치사하네.” 하지만 겉으로는 

상냥하게 웃으며 대한다.

검열을 다 마치고 총평을 보니 다행히 좋게 적어놓았다. 직원들이 다시 일 자리로

돌아가고 나는 작은 샵이 있는 홈디포로 달려간다.

요즈음 이 샵을 맡아 하시는 분들이 꼼꼼하고 청결하게 잘 하고 있어 안심이지만

인스팩터가 오는 날은 긴장하게 된다. 내가 인스팩터 뒤를 따라 샵으로 들어가

일 하시는 분에게 “다 잘 되어있지요?”하고 물으니 끙끙 대는 소리로 “Hot Unit에 

온도가 좀 떨어졌어요.”한다. 

Hot Unit이라하면 Soup과 Meat Ball이 있는 곳을 말한다.

“네?” 

이것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온도에서 걸리면 구제를 못 받는다.

내가 인스팩터가 왔다고 전화를 받은 후 온도를 재어보니 너무 뜨거워서 뜨거운 물 통에

얼음을 많이 집어 넣었더니 온도가 푹~ 떨어졌단다.

이렇게 맥 놓고 가만 있을 수는 없는 법.

“빨리 노란 통을 가져와요. 어서요”. 노란 통 이라함은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통인데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고급 플라스틱 통을 말한다. 나는 시간을 벌기위해 인스팩터에게

온도계를 주면서 “Cold Unit부터 하면 어떨까요?”말 하니 그가 그러자고 말 한다.

이럴때 내 손은 스무개가 되어야 한다. 

Meat Ball과 Soup의 온도(화씨 140~165도 사이)를 마쳐놓으니 다른 Soup하나가 또 남았다.

나는 다시 전자오븐으로  이 남은 Soup하나를 데우고 있는데 인스팩터는 찬 곳을 다 하고 온도계를 들고

Meat Ball을 체크하고 있다. “애구머니, 어쩐담.”

가만히 전자레인지에 손을 대고 그의 동작을 살핀다. 공연히 “여기 또 있어요” 하고 

들고 나가면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격이다. 그가 또 하나의  Soup을 잊어주기만 바라는 마음이다.

인스팩터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Ok” 하고 온도계를 케이스에 집어 넣는다.

휴~~ 휴~~~

메니져 몇 년 하고 보니 요령과 뱃장이 생기고 무서울 것 하나도 없다.

나는 가급적이면 인스팩터와 엉뚱한 화제를 던지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가 자기 일을 너무

충실히 하지 않고 잠시(아니면 영원토록) 잊도록하기위해. 흐 흐 흐

박진감 있는 하루는 내 삶을 더욱 힘차게 만든다.

어짜피 인생은 드라마인걸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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