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561 – 1995년 2월2일

2016.02.16 00:05:42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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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샤는 계속 작곡하고 피아노를 열심히 치고 있다.

상당한 아이인 것 같이 느껴진다.”

1995년 2월2일 목요일 내 일기다.

우리 딸 트리샤가 작곡도 하고 피아노도 잘 친 것으로 적혀있는데 엄마인 나는

고개가 갸우뚱? 하다. 내 딸이 언제 작곡까지 했는지 도무지 기억이 없다.

딸아이는 트릭을 많이 했는데  나를 속여먹고는 몇 년 후에 발표를 했기 때문에 나는

사실 계속 트리샤로부터 속아왔던 것이다. 내가 속은 것을 알고 펄펄뛰면

항상 내게

“Come down mom, come down, It is over, Don’t 펄펄” 이라고 말하면서

죽어라 웃어대던 딸아이다.

내가 딸아이가 피아노 연습도 잘한다고 기특한 생각을 해 왔는데 알고보니 테이프를 녹음 해

놓고 자기는 지하실에서 TV를 보며 놀았다. 여기까지인줄 알았는데 딸아이는 내게 자기가

작곡도 한다고 말 한 모양이다. 이 아이는 누구를 닮았을까?

나는 어릴때 매사가 정확하고 똑 바로 일 하고 공부도 착실히 하면 장래가 촉망된고

인생도 잘 풀릴 줄 알았는데 그것은 어린 아이의 꿈이었다.

세상일은 알 수 없는 퍼즐처럼 얼기설기 엉켜있어서 그것들을 잘 풀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은 세상을 잘 꿰뚤고 나가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힘들게 살아간다.

세상사는 지혜는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으니 자녀들에게 너무 공부공부만 힘 주어

강요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 하지 않은 듯 하다.

만약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딸아이처럼 말괄량이가 될 것 이다. 

학교도 슬금슬금 빠지면서 테니스도 치러 다니고 엄마 사인 비슷하게

그려서 선생님에게 “우리 딸이 아파서 어제 조퇴했다. 혹은 오늘 우리 딸이 아파서

학교에 못 간다.” 등등의 편지도 보내련다. 

마음대로 연애도 해 보고 부모 떠나 이곳 저곳에서 살아도 보면서 세상 넓은 것도

구경하면서 살것이다. 아마도 내 우리 부모는 내가 몰래몰래 숨어서 하는 야릇한

짓들을 모르고 살아가겠지. 

내 엄마도 훗날 엄마의 일기장을 보면서 놀랄 것이다.

오늘 내가 우리 딸아이에 대해 다시 한번 놀란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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