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577 – 몸 기증

2016.03.11 23:13:31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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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3일이면 이민 40년이 된다.

이민 온 첫 해 운전 면허증을 발급 받으면서 Organ Donor(사후 병원에 몸 기증)로

아이들 아빠와 함께 등록을 했다. 운전 면허증에 Organ Donor라는 표시가 되어있어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살아있는 그 누군가에게 내 몸을 기증하게 된다.

얼마전에 운전면허증을 갱신하여 오늘 새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았다.

낮에는 바빠서 대충 메일을 보았는데 하루 일이 다 끝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오늘 온 메일 들을 들여다 보는데 운전 면허 사무실에서 보낸 봉투속에

무엇인가 들어있다. 무슨 선전 내용물이거니 하며 버리려다 다시 집어 읽어보니

‘몸 기증’ 등록증이 들어있다. 과거에는 내가 한 번 등록 하면 계속

자동적으로 처리해왔는데 이제는 갱신할 때 마다 본인 의사를 묻는가 보다.

네 가지 항목이 있다.

1. 내 모든 장기를 도네션 한다.

2. 단지 아래 내용 중 마크 한 것만 한다. 

    (심장 / 콩팥 / 눈 / 폐 / 십이지장 / 살  / 간 / 항문)

3. 장기와 살 모두 연구에 쓰여진다.

4. 도네선 거부한다.

운전면허증에 붙어있는 내 얼굴을 보니 완전 할머니다.

처음 방년 27세 때는 내 몸도 싱싱하여 행여 무슨일이 일어나 내 몸을 기증하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겠거니 했지만 지금 칠 순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모든 것이

시들어 버렸으니 뭐를 떼어다 쓸 수 있을까 싶다.

그렇지 않아도 샤워를 하고 거울을 보면 날로 쭈구러져가는 육체를 차마

오래 바라 볼 수 없어 대충 욕실에서 물러나고 있다.

내 가까이 아는 분도 오래전에 간 경화로 사경을 헤메다가 극적으로 도너를 만나

건강을 회복하여 지금도 골프치며 건강하게 잘 살고있다. 얼굴도 모르는 그 누군가가 

일찍 마련해 준 몸 기증의 혜택이다. 그 분은 늘 기증자에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내 육신이 비록 큰 도움이 안 된다 하더라도 연구실에서 필요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으로

등록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일에 동참해 주면 죽어가는 생명들을 더 구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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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1 몸 도네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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