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581 – 목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습니까?

2016.03.22 23:01:16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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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있었던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뻣뻣하다.

잠을 잘 못 자서 그러려니하고 조금 불편한 몸으로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잠자리에서 목을 이리저리 돌릴 수 없이 아프다.

목의 위치를 바꾸려면 두 손을 들어 내 목을 움직여야 할 만큼 머리가 무겁다.

당연히 잠을 설칠 수 밖에 없었다.

고층에서 떨어지면 머리부터 땅에 닿는다는데 역시 머리 부분이

인체중에 가장 무거운 것을 알게됐다.

생전에 이런 현상을 접해보지 않았던 나는 더 큰 일이 벌어지지 않기위해

새벽에 응급실로 달려갔다.

목을 뻣뻣하게 하고 걸어들어오는 내게 리셉션은 혈압부터 첵업한다.

‘혈압 정상’이라고 적어놓는 차트를 바라보는 내 심정이 착찹하다.

응급실에 가 본 사람이면 다 아는 바 와같이 의사를 만나기까지는 장장

여러 시간이 걸려야한다. 대기 실에서 한 시간 여 보내고 방으로 들어가서도

의사는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병원에 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환자를 왜 Patient (참는자)라고 하는지 알게된다. 기다림이 너무 지쳐서

때로는 병을 도로 얻어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 할 때도 있다.

이 날도 기다림의 한계를 넘고있는 순간 키 크고 인상좋은 의사가

내 앞에 나타났다. 그가 의자에 앉으면서 왜 병원에 왔냐고 묻는다.

내가 “보시다싶이 고개를 못 돌려서요.”했더니

의사는 내개 “그럼 그져 앞만 쳐다봐요. 고개 억지로 돌리지 말구요. 세상만사

편하게 사세요. 억지로 뭣 하려면 더 힘들어요” 하더니 큰 웃음으로

“우흐흐흐 하 핫~~” 하며 너스레를 떨면서 나의 긴장을 풀어준다. 침대 앉아서 

긴 시간을 기다려 춥고 고통스럽던 내 몸이 그 의사의 웃음 소리에 나도

“크크크 흐흐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의사가 나가고 또 한 삼십 여분이 흐른 후 간호원이 들어오더니 엉덩이에

주사를 맞혀주겠단다. 캐나다 온 40년만에 주사를 맞기는 처음이다.

주사 한 방 과 타이라놀 3를 받아 집으로 돌아와 꼼짝없이 누워 하루를 보냈다.

때로는 일 가기 싫어 비실비실 대기도 했는데 누워 움직일 수 없으니

건강하게 걸어 다니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모른다.

지난 일 주일 동안 이래저래 몸 아픔과 일 바쁨 그리고 며칠 간의 여행등으로

글도 못 올리고 지냈더니 여러 곳에서 “왜 글 안 올라옵니까?”라며 메일이 들어오고

전화도 걸려온다. 

“목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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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내게 건네준 병에관한 내용중에 이런 사진이 들어있다.

정확한 병명은 ‘Neck Anatomy’

7개의 머슬들이 단단이 뭉쳐져서 이것은 스스로 풀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맞은 주사가 근육 이완제인 듯 하다.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나고 목에 깁스를 하고 다닌다.

Mar 22 Neck Anatomy 1.jpg

Mar 22 Neck Anatomy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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