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머리를 만지는데 정수리 밑에 탁구공 반쪽 만한 것이 솟아있다.
“이건 또 뭐지? 꺄~”
왜 매일 섬싱 일어나나??
몇 시간 기분이 안 좋게 지내다가 마침 전화온 사람의 아버지가 의사선생이셔서
내 머리에 갑자기 나타난 혹에 대해 물어 보았다.
“당신 아버지가 의사인데 당신도 들은 풍월쯤은 있겠지?
내 머리통에 커다란 바위가 솟아났는데 이게 뭔지 짐작이 가나?”
“어느쪽에 났어요?”
“머리 통 위 쪽이다.”
“어머 그래요? 목 주위에 난 혹은 위험 한 것이라고 하는데 머리 뒤 통수
위 쪽이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마도 벌레에게 물린 것이 아닌지요?”
“그래? 벌레라. (잠시 생각에 잠긴다.) 오 그럴수도 있겠네. 어제 늦도록 정원일을
했는데 내 머리가 숙여지는 순간 모기나 아니면 그 비슷한 것이 와서 물었을련지도.”
사람이 얼마나 간사한지.
몇 시간 이것 저것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하다가 갑자기 벌레가 물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별것 아니네…”라며 잊어 버린다. 물론 며칠 더 기다려 보고
부위가 가라앉지 않으면 병원에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 볼 참이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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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부터 날씨가 완전히 풀렸다.
샵에는 에어콘이 돌고있다. 손님들에게 조금도 기온의 불쾌감을 주기
않기위해 몰 전체에서 온도를 조절해준다. 자동차 안에도 창문을 열어야
몸이 편안하다. 비와 으스스한 추위가 바로 엊 그제까지 계속되었는데
봄은 깜찍스런 여인처럼 갑자기 나타나서 우리의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꽃씨를 사고 거름을 열 자루 사다놓고 꽃 밭과 채소밭을 정리해 본다.
6 일 전에 심은 열무씨가 벌써 싹이 솟아 오르고 있다. 열무김치를 상상해 보면서 벌써 내 마음은 들떠있다.
집안 가운데 있는 큰 꽃 밭인데 겨우내내 죽어있던 것 들이 어느사이 겨울잠을 끝 내고
기지개를 켜고있다. 속속들이 박혀있는 잡초들과의 씨름은 여름이 다 가도록 끝 나지 않을 듯 하다.
금년에는 키 낮은 야채 밭, 넝쿨 야채 밭 허브 밭 그리고 꽃 밭을 정확하게 나누었다.
해바라기 씨앗을 세 봉지 사왔다. 이곳은 일조량이 적어서 생각보다 해바라기를 잘 키우기
힘들지만 금년에 꼭 성공해 보려고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