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노?”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나와 직원들에게 먹일 저녁 준비로 콩나물을 삶고 정원에서 캐어 낸 민들레를
무치고 있는 중이었다. 언제나 조용히 절도를 지키며 살아가는 친구다.
종일 내 생각을 하면서 “백혈구가 낮다는데 우짤꼬?” 염려만 하고 있단다.
“아니 내가 죽냐? 원 참 나는 괜 찮은데 왜 니가 그리 걱정하노?”
“사람 많이 모이는 데 가지말고 조심하거라.
아무도 대신 아파 줄 수 없고 죽어줄 수 없다. 각자가 알아서 잘 관리하고
살아야 한다. 니는 오래오래 잘 살아서 내가 죽고 나서 죽어주라 제발.”
“왜? 살아 남아있는자가 훨씬 더 고통인데 너는 호강스럽게 먼저 간다구?”
“그래, 그때라도 호강좀 해 보자.”
몇 마디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지만 친구의 진정어린 사랑이 온통 가슴으로
우루루 밀려 들어온다. 사람의 말 속에는 그의 마음이 담겨있다.
친구의 말은 묵은 김치 처럼 그 맛이 깊고 오며하며 또 긴 여운을 남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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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밤이 되도록 마당에서 모종을 심고 들어왔다. 코스모스는 벌써 꽃 잎이 벌어졌으니
어찌 농부가 기쁘지 않으랴~ 여름에 방문하는 분들에게 좋은 야채를 먹이기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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