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612 – 우리 엄마의 기도

2016.04.30 23:38:22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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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주일 대표기도다.

대표기도는 늘 부담이 되어 목사님에게 제발 나를 좀 빼 달라고 하지만

들은척?도 안 하신다. 밤에 기도문을 작성 해 놓고 타이머를 작동하여 삼 분이

넘지 않도록 조졸했다. 대표 기도가 길면 듣는 사람들이 지루하고 같은

말이 중복되기도 하여 기도의 맛을 살릴 수 없다.

우리 엄마 살아 생전에 기도문 작성이라는 것이 어디 있었을까?

학교 문턱에도 못 가본 양반이 그래도 교회 다니면서 한글을

깨우쳐 성경을 즐겨 읽으셨다. 우리 엄마의 대표 기도 소리는

청아한 음성과 조절있는 리듬 그리고 온전히 성경의 골자를 골라

하셨고 적당한 시간에 끝을 내기 때문에 모두들 감탄했다.

딸인 내가 들어도 정말 막힘없이 좔좔 쏟아내셨다.

내일 기도의 일 부분을 소개해 본다.

<주님을 믿노라 하면서도 우리들은 매우 우매하여

* 욕심으로 달려가는 발이 빠르며

* 남의 말을 듣고 정돈되지 않은 생각으로 말을 전하는 귀로 괴로우며

* 남을 시기하며 이간질하는 입이 정하지 못하며

* 참을성 없이 자기 분노의 노예가 되며

* 남을 질타하는 손이 정결치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어느 누구도 탓 하지 않으시며

받아주시고 안아주시며 사랑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기도문을 작성하는 오늘 밤 유난히 엄마 생각이 난다.

천국에 계신 엄마는 아마도 내게 이렇게 말씀 하시겠지.

“야, 야, 와 그리 어렵게 말을 만들라고 애쓰노

그냥 순수하게 아부지한테 말 하듯 하면 되는것을”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엄마, 아시다싶이 내게는 아부지가 안 계셨잖아요?

아부지와 대화 해 본적이 없어서 나는 하나님 아부지한테도

어색합니다. 두렵기도 하고 덥석 안기지 못해요.”

“허 허 허 그렇기는 하겠구먼.” 엄마의 걸직한 웃음 소리를 들으며 자리에 든다.

Apr 30 수국.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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