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619 – 등 받이

2016.05.10 09:38:45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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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반에 출근 하는 날이다.

아름다운 햇살을 받으며 찬송가를 흥얼거리며 꽃 밭에 물을 주고 있었다.

뒷 뜰에 어느새 자라난 잡풀이 너무 무성해서 잡아빼는데 아플싸

그 곁에서 꽃 망울이 조롱조롱 달린 꽃대의 중심이 우지직하며 넘어간다.

“우짤꼬?”

마음이 아파서 안절부절이다.

이러고만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줄기를 바로 고추세워보지만 꽃 대가 너무 무거워

이리저리 넘어지려고 몸부림 친다. 흠…

꽃을 붙들고 있는 몸이 하나이라 집 안으로 들어가 테이프를 가져올 재간이 없다.

그래도 어쩌랴 할 수 없이 꽃을 놓고 테이프를 가져왔다. 꽃은 완전히

땅 바당 들어누워서 울고 있다. “I am sorry, sorry”

테이프를 붙이려고 일으켜 세워보니 아까보다 더 심한 상처가 나있다.

아까는 어깨 허리가 꺽였는데 이제는 궁둥이 까지 꺽여있다.

테이프를 있는대로 다 풀어 겹겹이 둘러 세워 보았지만 다시 주저앉으려 한다.

“주여 어찌 하오리까?” 이럴때는 기도가 절로 나온다. 작은 기도를 올리고

눈을 돌리니 마침 광 안에 들어있는 의자가 보인다. 올커니. 속히 의자를 가져와

테이프를 의자와 꽃을 함께 두르니 의연하게 선다.

테이프를 붙이는 동안에 꽃 대가 움직여 우지직하면서 또 다른 부분이

상처가 났다. 필사적이라함은 조금 과장되겠지만 나는 꼭 이 꽃을 살려

보려는 마음으로 임 했다. 물론 이 꽃이 특별해서가 아니다. 우리 집 마당에 가장

많은 꽃이 이 것이다. 꽃 대가 길게 벋어면서 조롱조롱 달리는 꽃들이 오래

피어있고 참 예쁘기는 하지만 그냥 무심히 버리고 다른 꽃들을 보면

된다. 그러나 작년에 숨 지고 일 년 내내 물 먹고 자라나온 그 꽃의 생명을

생각하면 최선을 다 해 살려 주어야 한다는 마음이다.

꺽인 꽃에게 의자를 받혀주면서 “나도 어려움을 당한 누군가의 의자가 되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때로는 그의 <어깨가 / 허리가 / 다리가 / 손이 / 마음이> 될 수 있도록.

죽음에 직면한 오늘 그 꽃이 여름 내내 뒷 뜰에서 내게 웃음을 선사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 아침 죽을 뻔 한 그 꽃을 생각하면서

하나님도 흐뭇해 하실 것 같다. 행복한 아침의 시작 아자아자!!

May 11 등받이 1.jpg

May 11 죽을 뻔 한 꽃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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