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639 – 고쳐쓰는 몸

2016.06.02 23:58:43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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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3월22일에 목을 움직일 수 없어 응급실에 간 적이있다.

잠을 자면서 머리를 다른 쪽으로 돌리려는데 목이 아파 돌릴 수 없어

두 손을 받쳐서 들어 돌려야 했는데 그 때 목이 그렇게 무거운 줄 알게됐다.

이 틀 전에 목 과 어깨 사이가 뻐근했다. 지난 번 너무 혼이나서 빨리

고쳐야 겠다는 생각에 물리치료사를 만났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몸을

꽉꽉 눌러보고 비명을 지르면서 치료를 받아야 속이 시원하다고들 하는데

백인 여의사는 내 어깨와 목 그리고 등어리까지 만지는데 도무지 손이

내 몸에 닿았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가만가만 살그머니 손을 움직인다.

팔을 올려보고 두 손을 앞으로 내 밀고 자기가 눌러 보면서 내 팔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 모든 조사를 마치고 나서 나를 침대에 뉘어놓고

등 뒤를 두어번 갑자기 밀면서 느슨한 뼈를 바른 자리로 갖다 놓았다.

다시 앞으로 누워 내 머리를 살살 만지면서 힘을 빼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내 머리통을 오른쪽으로 힘껏 돌리니 목에서 우두두두둑 하는 소리가 난다.

다시 왼 쪽을 그렇게 하는데 이번에는 우두두두두두두, 빡빡 끼억끼억 쾅쾅 하는 소리가

나기에 내가 기겁을 하면서 “Oh my god, 무서워요”을 연발하고 말았다.

의사는 놀라서 소리치는 내게

“이럴때 귀에서 소리가 좀 요란하게 나지요?” 하면서 미소 짓는다.

나는 의사는 절대로 못 된다. 남의 머리통을 이 처럼 세게 흔들어 놓을 자신이 없다.

이 일을 하기 전에 종이 한 장을 내 밀면서 읽고 동의서에 사인 해 달라고 했는데

그 종이에 쓰인것이 “내가 당신을 치료 하다가 어떠한 불상사가 일어나도

책임이 없다.”라는 것이었다. 치료를 받기위해서는 사인을 했지만 그래도

이런 치료 도중에라도 운이 없으면 사고가 나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부터 슬슬 시작되는 내 잦은 병원 출입. 나이가 늘어나는 증거다.

* 뼈에 골밀도가 약하다.

* 백혈구가 부족하다.

* 어깨가 자주 뻐근하다.

이런일로 자주 홈 닥터와 물리치료사를 만나고 있다.

자동차도 자주 정비하고 써야 오래쓰듯

인간의 몸도 미리 봐 주어야 아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좋아요. 옆으로도 한 쪽만으로 자는 것은 나빠요.” 의사의 말을 상기하면서

오늘부터 왼쪽으로 누워자는 버릇을 길러야겠다. 나는 일단 누우면 바로 오른쪽으로

싹 돌아 누워 자는데 이런 버릇이 오늘 어깨 뻐근함을 불러다 주었다.

하루 지나는데 할 일도 많고 생각할 일도 너무 많다.

June 2 Mocha Tulip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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