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647 – 성적표

2016.06.11 00:20:34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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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 B가 하나야 !!!!”

자랑스럽게 성적표를 흔들면서 다가오는 녀석.

누구든이 이 말을 들으면 다른 과목이 다 A로 생각하지만 그 반대였다고 한다.

그래도 그런 성적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는 행복하다.

그 이유는 부모가 성적에 크게 게의치 않는다는 말 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가정의 아이는 C+ 가 하나 들어있었는데 그것은 시험을 잘 못 보아서가 아닌

숙제를 안 해 간 것 때문에 그랬단다. 나도 부모일 경우 이런! 얼마나 억울할까 싶다.

C+ 때문에 아니 숙제 안 해 간 것 때문에 성적표C+를 맞기는 했지만

그것이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다. 그 외는 다 A와 B 그리고  C+ 하나. 아주 좋은 성적이다.

이 아이의 성적표를 검토하던 엄마가 지난번에 A를 받던 프랜치어가 이번에 B로 내려

간 것을 알고 말 했더니 아이가 “이번에는 B도 쿠사리네…” 하면서 

“엄마는 내가 노벨상을 받아와도 또 뭔가 꼬투리를 잡을 것이라며” 씩씩~

아이들이 성적표를 잘 받아오면 그 이상 기분 좋은 것이 없지만

나는 내가 수퍼 두퍼 성적을 받아오지 못 한 이상 자식에게 그리 나무라지는

못 했다. 머리 좋게 타고 난 것이 그야말로 천운을 타고 나는 것이다. 그저 학교에서

배울 때 주의를 기우리면 시험 걱정 안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이 얼마나 행운인고.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아도 이 세상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없다.

내가 이민 올 당시인 1976년에 캐나다 대사관에서 성적표를 제출 하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어머머나” 나는 찔끔.

아이들 아빠야 팡팡튀는 좋은 성적이어서 어깨가 으쓱했겠지만 나는 중 학교 까지는

반에서 오 등 이하로 떨어지지 않지만 고등학교 높이 올라갈 수록 스트레스 때문에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좋지 않은 성적표를 제출하기는 싫어서 나쁜 점수를

지우고 최고 점수로 고쳐 다시 카피하여 제출했다.

이민관이 우리 부부의 성적표를 보고 빙긋이 웃더니 너희 부부는 아주 수퍼 머리구나

하면서 그 자리에서 캐나다 영주권 서류에 도장을 팍팍 찍어 주던 기억이 난다.

공부 잘 못해도 다른 머리가 있어 좋은 성적 만들 수 있다. 히 히 히 (누가 듣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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