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서 밖을 내다본다.
요 며칠 사이로 바람이 많이 분다.
작년에 심어놓은 과일 나무들이 이리 저리 흔들 거리는데 더우기 가지가 약한
무화나무 한 가지가 축 늘어져 있다.
지난 달에 여행 다녀간 언니가 바람에 대해 말해 주었다.
“나무들이 물을 빨아 들일 수 있는 것은 바람이 불기 때문”이라고
그 이후 부터 바람이 세게 불어도 마음이 편안해 졌다.
쭉쭉 벋어나는 큰 나무들이 센 바람을 타고 물기를 끌어 올린다니 자연의
조화는 참 신기 하기만 하다.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를 읋어본다.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마치 내 인생을 얘기 하는 듯 하다.
마구 흔들렸고
많이 흔들렸으며
슬프게 흔들렸다
꽃이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을 피우듯
나 또한 웅덩이에 빠지면서 송곳에 찔리면서 불타는 가마솟 안에 들어 앉으면서
그렇게 세월을 보내왔다.
모진 바람 큰 바람 바람 그리고 무서운 바람 그 모든것은 내게 큰 축복이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