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의 사진들이 내 컴퓨터에서 자취를 감추는 일이 발생했다.
그것을 발견 한 것은 바로 한 시간 전이었고, 흑 흑 소리를 내어 울고 싶은 심정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게 해서 생겨났다.
나는 컴퓨터안에 사진들을 Drop Box에 저장해서 쓰고 있다. 요즈음 내 전화기에 있던 사진들이
너무 많아서 다 지우고 싶은 마음에 아침에 전화기 잘 작동하는 학생 아이에게 부탁했다.
아이에게 내가 몇 번 씩이나 이것을 지워도 내 컴퓨터 안에 있는 사진들은 지워지지 않겠지? 라고 물었고
그 때 마다 아이는 고개를 힘차게 앞으로 끄덕이면서 “염려 말세요.”라고 했다.
밤에 이 글을쓰기위해 컴퓨터에서 Drop Box를 여는 순간 저장되있을 모든 사진들이 없어져 버린
것을 알게됐다. 이런~
Drop Box와 내 전화기는 한 몸 이었는 것을 사진들을 다 잃고 난 후에 알게됐다.
사라진 사진들 가운데는 내 작품 소재들을 물론 유럽 전시 사진들도 많아 몹시 아쉬웠지만 마음을
다스리기로 했다. 사람도 물건도 잠시 내 것일 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또 배우고 깨닫는다.
그 동안 떠나간 것들이 어디 사진 뿐이랴. 내 사랑하는 어머니와의 이별이 가장 큰 것이고
두 언니와 두 오빠도 이미 이세상을 떠난지 오래다.
사람도 물건도 함께 할 때 더 사랑하며 조심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해바라기 사진들을 다시 모으기위해 이곳 저곳을 많이 돌아다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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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들꽃이 피었습니다.
기다린 보람있게 선명한 노랑색이 아무진 여인의 입술 같습니다.
뒷 벽에 몇 년 전에 그렸던 해바라기 그림도 함께 어우러져 그럴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