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파티가 끝난 다섯째 날이다.
그녀가 비닐 쓰레기 봉지를 치우고 있다.
쓰레기가 너무 많아 매일 조금씩 나누어 통에 버렸다. 이것이 마지막 쓰레기 봉지다.
그녀는 고무 장갑을 가지러 부엌에 가는 시간도 절약하기 위해 맨 손으로 사람들이
음식물을 먹고 버린 쓰레기와 일회용품을 하나 둘씩 집어 다른 쓰레기 봉지로 옮긴다.
몇 줄을 내려가니 고기 덩어리가 눈에 들어온다. 열심히 일하며 사는 밴쿠버 친구들이 사온
치맛살 고기다. 조금 더 내려가니 닭 다리 하나가 통채로 버려져 있다.
이런, 너무 욕심을 내어 많이 가져간 모양이구먼. 이것을 만들어 온 사람은 그녀의 친구 남편이었고
아침일찍 코스코로 달려가 닭 다리 150개를 정확하게 만들어 온 것이다.
그러니까 행사 진행하느라 바빠서 맛도 못 본 그녀의 닭 다리가 쓰레기 통에 들어간 것이 아닐까?
불편한 마음을 가까스로 다스리고 더 깊이 손을 집어 넣는데 무엇이 ‘번쩍’ 한다. 이건 또 뭐지?
젓가락을 사용 못 한다며 부엌에서 가져간 스텐레스 포크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끄집어 낸다.
쓰레기통과 재활용 통에 붙여놓은 “쓰레기” 와 “재활용” 표시를 읽지 못했을까?
재활용 병과 깡통들이 쓰레기 통에서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말 하는 듯 하다.
“그래도 좋았어, 참 좋았어. 내년에는 내가 제 자리에 놓여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