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가 묻는다.
“그린다는 것은 무엇이냐?”
신윤복이 대답한다.
“그린다는 것은 그리워하는 것이 아닐지요? 그림이 그리움이 되기도 하지만
그리움이 그림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운 사람이 있으면 얼굴이 그림이 되고
그리운 산이 있으면 산 그림이 되기에 그렇습니다. 문득 얼굴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이 그립고, 산 그림을 보면 그 산이 그리운 까닭입니다.”
우리 집 부엌 찬장문에 신윤복의 ‘단오풍정’을 카피해 그려 놓았다.
그당시 담대하게 여인의 젓 가슴을 그리고 그것을 몰래 훔쳐보는 까까중의
호시김 어린 눈매가 귀엽다. 화공 가문출신으로 화원 신한평의 아들.
나는 매일 수 차례 이 그림을 보면서 요리를 하는데 천재화가 신윤복이
신숙주의 방계 후손이라는 것을 알고 재미있어 신숙주에관해 밤이 늦도록 공부했다.
<녹두로 만든 나물인데 굳이 숙주나물이라고 부르는 것은 조선시대의 문신인
신숙주를 비하하는 의미에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알려져있는 나물이다.
그런데 어원이 알려진 것보다 꽤 복잡하다.
신숙주에서 유래했다는 설은 사육신 사건때 단종에 대한 충성을 지킨 사육신들과 달리
신숙주는 이들과 달리 수양대군을 도와 왕위찬탈에 기여했기 때문에 세종대왕과 문종의
유지를 어긴 천하의 변절자로 백성들에게 미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녹두나물이 변절한 신숙주처럼 잘 변한다고 신숙주를 미워한 백성들이 녹두나물에
‘숙주’라는 이름을 붙여서 신숙주를 비난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숙주나물로 만두소를 만들 때
이걸 짓이기기 때문에 숙주나물을 짓이기면서 신숙주를 짓이긴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한다.
– 인터넷 발췌 –
물론 위의 글을 보면 신숙주는 영원히 변절자로 세상에 이름을 남기고 있지만 그는
* 훈민정음 창제자의 한사람이다.
* 신숙주는 황찬(명나라의 한림학사)을 만나 음운론과 인간의 발음, 언어에 대한 주요한 지식을 얻었고,
이후 13번이나 요동과 조선을 직접 왕래하면서 황찬을 찾아가 음운과 어휘에 관한 것을 의논하였다.
* 뛰어난 학식과 글재주로 6대 왕을 섬겼고, 《국조오례의》, 《고려사》, 《고려사절요》, 《국조보감》,
《동국정운》 등의 편찬에도 참여하였으며, 농업과 축산업 기술에 대한 서적인 《농산축목서》를 편저하였다.
*집현전 학사로서 언어에 능해 중국어, 일본어를 비롯한 몽골어, 여진어, 유구어(琉球語) 등 동아시아 8개
* 일본의 가는 곳마다 산천의 경계와 요해지(要害地)를 살펴 지도를 작성하고 그들의 제도·풍속,
각지 영주들의 강약 등을 기록했다. 돌아오는 길에 대마도에 들러서 무역 협정을 체결하니,
대마도 도주와 세견선(歲遣船)을 50척, 세사미두(歲賜米豆)를 200섬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무역협정 조약을 체결했다. 이 조약이 곧 계해조약이다.
* 그의 학문열에 감격받은 명나라의 사신은 조선인 기생도 마다하고 그와 토론, 담론하며 연구하였다.
*세종 때에 명나라 사신 예겸(倪謙) 등이 조선에 당도했을 때 많은 조선의 대신들이 학문이 짧다고
무시하였다가, 막상 한강을 유람하면서 시문을 주고 받을 때는 그를 당할 자가 없어서 망신을 당하게 되었다.
* 그는 자신이 살아남아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
* 모련위 여진족과의 교전에서 북방 오진(五鎭)에 이르러 그는 직접 강을 건너, 산악지대로 여진족을
유인하여 뛰어난 전술을 구사하여 야인의 소굴을 소탕하고 돌아왔다.
* 1461년(세조 7)에 이에 대하여 왕명으로 <북정록>(北征錄)을 저술하였다. 또한 남해안에도
병력의 파견을 건의하여 남해안을 약탈하는 왜구를 토벌하게 했다.
* 많은 시와 다양한 저작과 작품을 남겼으나 후일 사림파에 의해 역적으로 단죄되면서 그의 저서와 작품,
시, 글씨들 중에는 중종 때와 임진왜란,정유재란, 병자호란 때 다수 소각되거나 인멸되었다. 또한 그가
사후 변절자, 배신자로 매도당하면서 그의 작품과 저서, 시, 그림 등은 대부분 외면당하고 말았다.
** 배신자라는 딱지를 떼어내지 못하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이 붙어있지만
국가를 위한 그의 업적은 놀랄만 하다. 오늘 내가 이렇게 한글로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언어에 능통한 그의 뛰어난 언어감각과 노력의 결과가 안닌가. 내가 만나 볼 수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깊이 알지 못하고 가볍게 말하지 않기로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