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a, It’s Lisa.”
며느리는 나를 언제나 엄마라고 부른다.
어제 아이 사진만 보내놓고 통화를 못 했다고 전화를 걸어온 며느리다.
자기가 며느리 노릇을 잘 못해서 자주 문안 못 올린다며 여러번 미안하다고
말 한다. 내가 “너도 바쁘고 나도 무지 바쁜 사람이니 괜찮다.”고 말해도
“그래도 그게 아니지요.” 라며 송구 스러운 마음을 전한다. 한국 며느리도
아닌데 우리 며느리는 동양적인 마음이 어찌나 가득한지 정말로 감사하다.
전화기 넘어로 아들 녀석의 목소리는 가물가물 뒤에서 몇 마디 들리는 듯 하다.
언제나 며느리의 전화를 받고있으면서 역시 사내 녀석들은 ‘옛 사랑의 그림자’
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런저런 가정사나 손녀의 자라나는 이야기 그리고 아들의 근황도
며늘 아이가 전해준다. 오늘은 손녀가 처음으로 수영을 배웠고 다음 달에
렛슨이 끝나는데 끝 나는 날 내가 꼭 와서 봐 달라고 신 신 부탁해서 허락했다.
“엄마가 나이 많아지니까 내가 여러가지 구상하고 있는 것이 있어요.
음… 아무튼 너무 일 많이 하지 말고 건강 챙기고 계세요.”
“얘야, 난 아무 걱정 없다니까. 니네들만 잘 살면 나는 더 바랄 것이 없다.”
“아, 그게 아니지요.”
며늘 아이는 또 그렇게 말 하는데 제법 진지하다.
허 허 허 ~~
잘 못 하면 며느리가 나를 시애틀로 훌쩍 데려가지 않을까 염려? 된다.
시어머니와 멀리 멀리 살기위해 도망가는 세상에 우리 며느리는
“가까이가까이 오소서”라며 나를 걱정해 준다. 내가 “오늘 너의 마음을 다 받았으니
진짜로 행동하는 것은 삼가하라”고 응근히 압력을 넣어주었다.
전화를 끊고나니 괜시리 눈물이 난다.
이민와서 영어도 모르던 초등학교 일 학년때, 학교에서 돌아와 부모가 올때까지
혼자 아파트를 잘 지켜온 아들. 그가 장성하여 만난 착한 아내, 우리 며느리,
그리고 귀여운 손녀. 내게 무엇이 부족할까?
하나님, 당신의 부요한 손길에 두 손들어 감사를 드립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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