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에서 점심 시간에 일 하고 있는데 두 남녀가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있다.
나는 캐숴 쪽에서 일 하고 있어서 여자의 옆 모습만 보게 되었는데 아는
여자다. 안경을 바르쓰고 다시 보니 확실이 그 여자다. 그 옆에 함께 있는 남자를 보면서
“뭐야? 나쁜년” 내 마음속에서 좋은 말이 안 나온다.
그녀는 바로 한 달 전에 우리 집에서 Q라는 남자와 함께 점심을 먹던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Q씨로부터 그녀와 헤어졌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새 애인을 끌고 들어온 곳이
바로 우리 샵이라니. 그녀도 놀라고 나도 놀라는 순간이었다.
남자가 그녀의 점심을 사니 그녀는 “이번에 봉급타면 내가 다음에 살께”라며 미소짓는다.
Q한테 빼 먹을 것 다 빼 먹었나?
Q를 사귀면서 그로부터 그의 집에서 많은혜택을 받아온것을 누구 보다도 내가 잘 아는데
그 집에 아직도 살면서 새 애인을 만나서 다닌다. 이게 무슨 헤괴망측한 스토리인가?
나는 두 사람의 관계를 처음부터 여자의 계획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적중했다.
새 애인을 만난지 한 달 밖에 안 되는데 하는 행동이 평생 살아온 부부처럼 유유하다. 하기사~
둘이 손 잡고 샵 문을 나가는데 내 불편한 마음이 그녀를 향하고 있다.
아무리 세상이 요지경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아니잖은가? 이 세상에는 나쁜 년도 많고 놈도 많다.
어제는 아일랜드 이야기를 반쯤 쓰고 있었는데 어느 독자로부터 배우자의 배신 때문에 울면서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 쓰던 글을 멈추고 함께 마음의 고통을 받았다.
이런 사람들은 배우자나 애인이라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조금도 없고 오직 이기적인
마음만 가진 자들이다.
여기 저기서 불어오는 바람을 조심해야 한다.
*봄 바람도 사람을 유혹하고
*가을 바람도 사람을 어디론가 끌고가고
*선한 가면을 쓰고 다가오는 연애 바람 막기는 불가능하고 피해를 당하고야 만다.
바람불때 옷깃을 여미듯 유혹의 바람 불때 마음의 깃을 바짝 당김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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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핀 코스모스, 한국에서 보던 그 모습이라 한 컷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