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언니가 “엄마가 그립다.”라고 말해 웃었다.
언니는 칠십 중반이다.
우리 엄마는 다른 집 엄마처럼 부드럽지 못하고 소리 꾁꾁 지르고 우리들의 소중한 감정
따위는 아랑곳 없는 듯 당신의 하고 싶은 말을 팍팍 하곤 해서 우리를 질리게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응석받이로 키우지 않아서 혼자서 씩씩하게 잘 살아 가는 것 같아
고맙기도 하다. 그러나 엄마를 다시 만난다해도 나의 사랑을 다 표현 못하고 그져 덤덤하게
바라 볼 것 같다. 내가 그 부드러운 사랑을 받아보지 못해서일 것이다.
어제 이른 점심 시간에 여 닐 곱되어 보이는 딸아이와 함께 샌드위치를 사러 온
엄마의 얘기다.
“오늘 점심에 딸 아이친구 생일 파티가 있어서 미리 점심을 먹이고 가요. 왜냐면
어린 것이 생일 상에 뻔하게 나오는 정크 푸드를 마구 집어 먹을 것 같아서지요.”
“네? 정말 좋은 생각이네요.”
엄마와 딸의 표정이나 차림새가 똑바르다.
어릴때 아무거나 막 먹여놓고 커서 “콜라 먹지마라, 라면 먹지마라, 칩스 먹지마라”
아무리 읊조려보아도 아이들의 입은 그것에 이미 길 들여져 있다.
이런 날이어서 그랬을까?
장 바구니를 들고 수퍼 스토어에 들어섰는데 머쉬멜로가 눈에 뜨인다. 갑자기 아이들
생각이난다.
‘Rice Crispy’ ~~
아이들 학교 다녀오면 언제나 구수한 쿠키나 롸이스 크리스피 혹은 젤로등으로
아이들의 환호를 받곤 했던 추억의 스넥이 아닌가.
지나간 시간들을 반추해보면서 내 마음은 다 커서 어른이된 아이들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갑자기 목줄기가 뜨끈하다. “더 잘 해 줄껄.” 지금처럼 많이 깨달았더라면
더 좋은 엄마가 됐을텐데. 흘쩍훌쩍. 아무도 모르게 구석구석으로 돌아다니면서
눈에 물기를 닦아낸다.
내 장바구니에는 어느듯 추억의 먹거리가 담겨져 있다.
집에오자마자 옷도 못 벗고 냄비를 꺼내고 ‘롸이스 크리스피’를 만들었다.
한 쪽 먹으면 ‘땡~’ 인데 한 접시 만들어놓고 집에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간식, 먹어도 좋음” 이라고 붙여놓았다.
하나님이 너무 바빠서 엄마를 이 세상에 보내 주셨다고 한다.
그러니까 엄마는 곧 하나님처럼 자비하고 지혜롭고 늘 우리를 눈동자 처럼
보호해 주시는가 보다.
나도 엄마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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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후식으로 먹는 요거트와 베리들입니다.
*** 어제 밤에는 그림이 컴퓨터에 올라오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다 잠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