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바쁘다면서 가끔씩 남 걱정하며 시간을 낭비 한다.
사실 남 걱정이라기 보다 남 비난이라고 해야 맞다.
지난 번 여친이 사이트를 통해 다른 남자와 데이트 하는데도 아직 자기 집 지하실에
방을 빌려주고 있는 남자를 만났다. 내가 흥분하여 “너는 천사냐? 바보냐?”며
소리를 지르니 그 남자는 오히려 차분하게 내게 말 한다.
“She is beautiful and young. She needs young man.”
내가 그로부터 듣고 싶은 얘기는 “말마라, 내가 정말 치사하고 디러워 못 본다.
내가 접근 할 때 부터 조심 했어야 했더. 돈 없어 방도 아주 저렴하게
세 놓아 주었고 밥도 함께 반반씩 돈내어 먹고 있는데 어떻게 내게 이럴수가.
내가 얼마나 그녀를 도와 줬는데 배신을 때리다니. 주말에 다른 놈하고 데이트
나간다고 얼굴 톡톡 두르리며 화장예쁘게 하고 근사한 부스신고 미니 입고 나간다.”
등등 수 없이 분함을 쏟아놓는 것이었다.
어찌하여 이 남자는 분노 할 줄 모르는가?
그가 떠나고 나를 분석해 보는 기회를 가져 보았다.
내가 왜?
당한 사람은 아직도 그녀의 좋은 것만 기억하고 그녀가 잘 되기를 바라는데
왜 나는 그 나쁜년을 당장 집 밖으로 쫒아 내지 않고 얼굴을 보는지 한심 스럽게
생각하는가? 그는 그래도 이제 취직이 되어 돈을 버니 그녀가 나갈 시간이 될 때
까지 몇 달을 더 봐 주기로 했다면서 예수님 처럼 고운 그림자를 남기고 총총
우리 집을 나간다. 세상에나~
그 남자는 예수님 필요없다. 그가 바로 예수님이니까. 흐음~
나는 육십년 넘게 예수 믿었지만 이 남자를 보면서 내 믿음이 결코 순수하지
못하고 무지 이기적인 것을 알게됐다. 남의 입장에서 이해하려 들지않고
내 이익을 먼저 생각하면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보장이 없다.
그러나 이 시간 남 비판하고 남 넘겨집어 생각하고 남에게 너그럽지 못한
내 나쁜 심성을 조금이라고 고쳐보아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예수 닮은 그 남자가 내게 그렇게 말없이 교훈을 주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