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786 – 세상은 아직 징글징글하도록 좋은 곳

2016.12.07 21:56:06 (*.66.148.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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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아래 시를 읽으면서 저녁 시간을 보냈다.

훌륭하면서도 수수한 나시인의 시는 언제나 나를 행복의 나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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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병 얻어 중환자실에 널부러져 있을 때

아버지 절룩거리는 두 다리로 지팡이 짚고

어렵사리 면회 오시어

한 말씀, 하시었다

얘야, 너는 어려서부터 몸은 약했지만

독한 아이였다

네 독한 마음으로 부디 병을 이기고 나오너라

세상은 아직도 징글징글하도록 좋은 곳이란다

아버지 말씀이 약이 되었다

두 번째 말씀이 더욱

좋은 약이 되었다.

나태주 – ‘시가 당신을 살립니다’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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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구 년 전의 일일 것이다. 내가 엘에이에 살고 있을 때

나태주 시인이 한국에서 사경을 헤메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 엘에 문인들이 모두

좋아하는 시인이며 엘에이에도 문우들의 초청을받아 여러번 다녀간 분이다.

그의 시 안에는 작고, 예쁜 아이가 놀고 있으며, 시인은 그 아이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본다.

동심은 어른들의 마음의 고향이자, 잃어버린 파라다이스. 그 잃어버린 천국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시인은 늙었지만, 어리다.

그는 2007년 교장퇴임을 앞두고 악성 췌장염으로 6개월 동안 입원했다.

입원한 2주일동안 한숨도 못자고, 105일간 먹지 못했다.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나서 엘에이에도 여러번 다녀갔다.

이후 그의 삶은 달라졌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돼 갈 길이

바빠진 것이다. 그는 노래한다. “살아있음이 곧 행복이고, 축복입니다”라고.

나태주 시인의 소원은 ▲시인이 되는 것 ▲좋은 여자와 사는 것 ▲시골에 사는 것 이었다.

그리고 평생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초등학교 선생님을 한 일 ▲쉬지 않고 시를 쓴 일

▲시골을 떠나지 않고 산 일 ▲아직도 자가용을 갖지 않고 사는 일이다.

그는 소원을 이뤘고, 자신이 낳은(?)시들과 함께 알콩달콩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나태주시인은 1945년 충남 서천에서 출생하여 1963년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43년간 교직에 종사하다가 2007년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했다.

현재는 공주문화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시인이 갈파한 것 처럼 이 세상은 정말 징글징글하도록 좋은 곳이다.

내일도 이 처럼 징글징글하도록 좋은 세상을 만나기위해  찍 자리에 들어간다.

나태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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