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787 – 천사와 마귀사이

2016.12.10 23:25:51 (*.66.148.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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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화를 내지 않는지?” 직원이 내게 말 한다.

“화를 내면 뭐 덕 대는 것 있나?” 내가 어제 아침 직원과 나눈 대화다.

이 직원은 변덕이 죽 끌듯 하다. 육 개월 전에 이유없이 두어달 말도 안 하고

애를 먹이다가 결국은 나 하고 대판 붙어서 심하게 임씨름하며 싸웠던 직원이다.

나는 ‘다시는 너 꼴 안 본다. 내가 니 하는 일 두 배로 하더라도 나가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도했다. 하나님은 내 기도를 다른 방향으로 들어주셔서 그녀가

내게 사과 함으로 일단락 지었었다.

반 년이 지나고나니까 이 직원의 본 병이 도진다. 흠…

지난 주부터 지랄을 하고 이 추운 겨울에 샵 온도를 19도로 내린다. 자기는 몸이 더워

그렇지만 지방 축적이 안된 나와 다른 빼빼 직원은 추워서 힘들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나는 몸이 더우니 당신들이 내게 자비를 베풀어주시오.”라며 소리 지른다. (완전 마귀얼굴)

자기는 우리들에게 자비를 베풀 생각은 왜 없는지 매우 이기적이다.

추위에 떨다가 나는 다시 살짝 온도를 올려놓는다. 그녀가 떠나고나면 우리 직원들이

후유~ 한숨을 쉰다. 저년을 우째 쫒아낼까 고심한다.

이럭저럭 날을 보내다가 삼 일 전에 이렇게 큰 눈이왔다.

Dec 9.jpg

그 직원이 아침에 문을 여는데 걱정이 앞 선다.

집으로 전화를 걸어 올 수 있는지 확인하는데 남편이 받아서 벌써 출근 해서 일 하고

있을 꺼란다. 샵으로 전화를 거니 조심해서 운전하여 왔다며 걱정 말라고 한다. 휴~~~

그녀가 오늘부터 휴가다. 크리스마스에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미리 카드를 준비했다.

카드안에 내용을 쓰는데 참으로 곤란하다. 보통은 “나는 너와 일 하는 것이 매우 즐겁다.

고맙다.” 등등으로 카드를 써야 하건만 썼다가는 지우고 다시 속지를 갈아낀다. 도무지

아닌 것을 거짓으로 쓰기는 허락되지 않는다.  그년의 마귀 얼굴이 겹친다. 우짤꼬?

하는 수 없이 “여행 잘 다녀와라. 건강하게 휴가 잘 보내고 즐겁게 만나자.” 이렇게

쓰고 선물을 준비해서 어제 건네 주었다. 사람이란게 참 간사하다. 기름을 좀 치고나니까

자기도 무엇인가 미안한지 내게 말을 붙여온다. 자기가 가끔씩 길길이 뛰고 지랄을 하는데

자기한테 왜?화를 안내냐고. 이번에도 집에가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자기한테

한마디 할 만도 한데 아무 일도 없는듯 내가 일 하더란다.

자기는 매번 자기 지랄에 말 상대 안하고 꾹 참는 나를 다시 생각해 보았단다.

“그래도 내게 좋은 점도 있지 않냐?고  그녀가 묻는다.

“있다 있어. 많이 있구말구. 너의 지랄 빼 놓고는. 으 흐 흐 흐”

실은 그 눈 오는 날 나도 일 나가기 겁이나서 부들부들 떨리는 아침이었는데

정확하게 샵 문을 열어주고 자기 책임을 완수한다. 5 년 동안 단 한번도 펑크

낸 적이 없고 아파서 못 아온 적이 없다. 감사 감사~~~

어제가 휴가 가기 바로 전 날이었는데 아침부터 마음이 날라 갈 것 같이

즐거워 방방뛰며 좋아한다. 말 안 하던 휴가지도 내게 소개하며 이번에 휴가가서

선텐도하고 부엌에서 해방되어 음식도 남이 해 주는 것 받아먹기 때문에 푹 쉬고

올 것이라며 신이 나 있다. (완전 천사의 모습)

별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이 처럼 악마와 천사의 모습이 완전히 바뀌는 사람은

딜 하기가 참 힘들다. 내가 어제 그녀가 퇴근하기 직전에 말 했다.

“내년 부터는 너의 천사 얼굴만 보고싶다.”

“헤 헤 헤, 오케이.”

매일 어깨 아프다며 불평하던 그녀가 궁둥이를 씰룩거리며 샵을 나가는데

그 무겁다던 양쪽 어깨가 날라 갈 듯이 무척 가벼워 보인다. 휴가지에서 마귀는

그곳에 쏙 빼 버리고 천사만 데려 오기를 기도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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