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791 – 에너벨 리

2016.12.18 00:01:26 (*.66.148.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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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마지막 문학회를 다녀오다.

아일랜드 이야기 1781에 쓴 ‘연어낚시 통신’을 쓴 작가 박상현씨 댁이었다.

책을 다 읽고나서 연어 요리 중에서 가장 먹어보고 싶었던 시금치를 곁들인

샐러드였는데 이것이 탐스럽게 식탁에 놓여있었다.

Spring Salmon 이라는데 본인이 직접 잡아서 요리한 바다 자연산인고로

그 맛이 이루 말 할 수 없이 좋았다. 아내가 요리한 심심한 절간같은 

고사리 / 호박고지 / 무우 나물은 그야말로 입에 스르르 녹는다.

집에서 담근 막걸리는 어떻고?

모두들 기막히게 맛 있다고 합창을 한다.

“아이고 문학이고 뭐고 오늘은 걍 놀아요. 네 네” 여기저기서 소리친다.

Dec 17 연어 샐러드.jpg

이미 지난 달 예고 나간대로 <애너벨 리> 시를 원어와 번역판을 돌아가며 낭송했다.

초청받아 오신 신치우사장께서는 평소에도 이 시를 줄줄 외워왔다며 아내가

살찍 귀띔 해준다. 오신김에 우리 문학회원들을위해 한번 낭송해주기를 간청하니

정말로 절도있는 숨 쉬기 그리고 막힘없이 줄줄 외우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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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애너벨 리」
 
옛날 아주 옛날
바닷가 어느 왕국에
당신이 아실지도 모를 한 소녀가 살았지.
그녀의 이름은 애너벨 리-
날 사랑하고 내 사랑을 받는 일밖엔
아무 생각이 없었네
바닷가 그 왕국에선
그녀도 어렸고 나도 어렸지만
나와 나의 애너벨 리는
사랑 이상의 사랑을 하였지
천상의 날개 달린 천사도
그녀와 나를 부러워할 그런 사랑을.
그것이 이유였지, 오래 전,
바닷가 이 왕국에선
구름으로부터 불어온 바람이
내 아름다운 애너벨 리를 싸늘하게 했네.
그렇게 명문가 그녀의 친척들은
그녀를 내게서 빼앗아갔지.
바닷가 왕국
무덤 속에 가두기 위해.
천상에서도 우리의 반쯤밖에 행복하지 못했던
천사들이 그녀와 나를 시기했던 탓.
그렇지! 그것이 이유였지(바닷가 그 왕국 모든 사람이 알듯).
한밤중 구름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와
나의 애너벨 리를 싸늘히 숨지게 한 것은.
하지만 우리들의 사랑은 훨씬 강한 것
우리보다 나이 먹은  사람들의 사랑보다도-
우리보다 현명한 사람들의 사랑보다도-
그래서 천상의 천사들도
바다 밑 악마들도
내 영혼을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영혼으로부터 떼어 놓지 못했네.
달도 내가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꿈을 꾸지 않으면 비치지 않네
별도 내가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빛나는 눈을 보지 않으면 떠오르지 않네
그래서 나는 밤이 새도록
내 사랑, 내 사랑, 나의 생명, 나의 신부 곁에 누워만 있네
거기 바닷가 그녀의 무덤에서-
파도소리 들리는 바닷가 그녀의 무덤에서-
 ** 일년을 잘 지낸 문우들과의 한 해 마무리를 잘 하고 돌아온 밤이다. 감사함으로 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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