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805 – 기분좋게 늙어간다

2017.01.05 23:31:51 (*.66.148.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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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퇴근하면 벽난로에 불을 지피고 활활 타오르는 장작 불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화려한 불 꽃이 춤추며 뛰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책을 보면서 차나 와인 한 잔을 마시며 게으름을 부리기도 한다.

어제 운동 하기위해 등록을 했으니 곧  스케쥴이 나올 것이고 그 때 부터

본격적인 운동에 들어 서게 된다. 성질급한 어느 분은 벌써 결과를 알려

달라고 하는데 운동 시작 전에 내 늘어진 어깨 쪽 두 팔의 사진을 찍어

놓을 모양이다. Before / After 로 증거를 남겨두면 많은 사람들이

“정말 운동하면 근육이 붙는구나.”라고 용기를 가지고 동참 할 것이 아닌가.

내가 왜 이런 결심을 하게 되었냐 하면 샤워장에서 거울을 보면

내가 보아도 탄력없는 육체가 정말 보기 흉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늙는 것이야 누가 말리겠냐만은 그래도  노력하면 조금 더

튼튼한 육체를 유지 할 수있지 않나 싶다.

카톡으로 보낸 어제 사진을 보고 영문 모르는 딸아이가 기겁을 하면서

전화왔다. “엄마, 운동 하면서 왜 부스를 신고해요? 우리 엄마 참 엉뚱하네요.

으 흐 흐 흐. 뭐 엄마는 가끔씩 나를 놀래주기도 하니까” 라 말 한다.

딸아이는 내가 일부러 부스를 신고 운동을 하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내가 어제 사연을 말 하니 그때야 “오” 하며 이해하는 듯 했다.

결심한 것 중에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다.

나도 이렇게 세상에 공표하고 시작해야 중단 없을 것 같다.

고생없이 얻어지는 것이 어디 있으랴. 몇 년 후 씩씩한 젊은이 처럼 변한

내 모습을 상상해 보니 벌써부터 앤돌핀이 좌르르 흐르고 기분이 좋다.

사람들이 가끔씩 내게와서 하는 말이 “뒤에서보면 노 처녀로 보여요.”라고 말 

하는데 내 근육이 붙을 때는 앞에서 보아도 노 처녀로 보인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이 앞선다.  어쨌던 나는 하루하루 즐겁게 늙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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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자가 보낸 신 년 꽃 다발입니다.

보내신 분에게 감사드리며 건강하시기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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