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806 – 열심다해 늙어간다

2017.01.06 23:34:18 (*.66.148.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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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이상하다.

뭐 땜시로 열심히 늙어갈라카노?

가만 있어도 따박따박 늙어갈텐데…

내 운동 스케쥴 첫 날이 다음 주 수요일로 잡혔다. 교습을 받기 전 이지만

새 해 결심이니 보따리를 싸가지고 Gym으로 달려갔다. 보통 저녁을 먹고

비실비실 시간을 보내기 일순데 참 다행이다 싶다.

이 틀 전에 선생이 나를 데리고 이리 저리 기구 작동하는 것을 대충 설명해 

준 것을 기억하며 가장 쉬운 발 운동 하는 곳에서 10 여분 시간을 보냈다.

다음 자리를 팔 운동 하는 곳으로 옮겼다.

“이상타, 그날 분명히 이렇게 했는데.” 고개를 갸우뚱 하고 생각을 더듬는데

긴 두 날개가 펴지지 않고 잘 못하면 날개 둘이 내 머리빡에 들이 닥칠 기세다.

“아이구 머니 다치면 안되지” 자리에서 일어나 어리둥절하는 엘리샤.

다른 기구들이 많은데 다음에 선생한테 물어보지뭐 하면서 

자리를 옮겨 앉는데 젊은 남자가 가까이 다가온다.

“저~(손을 가르키며) 기구 사용하려고 했지요? 알려드릴까요?”

“어머나, 물론 알려주시면 고맙지요.”

그가 나를 데리고 아까 그 기구 쪽으로 간다.

“위에 이렇게 움직이게 하는 장치가 돼 있어요.” 그가 척척 버튼을 조정해준다.

“오,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생기기도 잘 생긴 젊은이가 친절도 하다.

이것 양쪽 단추를 누르니 날개들이 자유롭게 움직인다.

팔 운동 시작이다. 가장 낮은 15파운드로 시작하다가 슬그머니 30 파운드로 갈아껴

보니 어림턱도 없다. 30 파운드는 있는 힘을 다해야 움직인다.

다시 15파운드로 격하시킨다. 흠~ 이제 시작이니 욕심 부릴 것 없다.

몇 군데 잠시 기구들에게 인사하고 아령 쪽으로 발을 돌리는 엘리샤.

역시 가장 낮은 5 파운드를 집어 들었다. 무개가 그리 나쁘지 않다.

거울을 보면서 핫 둘 핫 둘 팔 운동에 전념한다. 거울속에 비치는

내 모습이 우째그리 우스운지. 완전 말라깽이 할마시 하나가 운동이랍시고

노력하는 모습이 좀 갸륵하기도하고 서글프기도 하다. 이렇게 열심히 운동하면 

그동안 잃어버린 내 근육들을 되 찾을 수 있을련지. 아니 꼭 되 찾아야 한다.

한 십 년 쯤 전에 시작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투덜투덜.

Gym에서의 운동을 끝내고 잠시 쉬는데 한 젊은 여자가 자기가

마친 아령을 아령 진열대에 척 갖다 놓는다. 35 파운드다. 우와. 멋져부려. 언니 쨩이야.

몸이 탱탱 통통 팍팍 동그란 엉덩이까지 완전 죽인다.

저 여자와 함께하는 남자는 웬 복일까 생각하다가 아니지 남자가 어리바리하고

딴 생각하는 것 알았다하면 원 투 쓰리 펀치에다 킥 복싱까지 나가겠는데 싶어

혼자 웃었다.

수영까지 마무리하고 돌아오니 하루를 알차게 보낸 듯 상쾌하다.

얼마나 많이 들어왔을꼬. 운동, 운동, 운동해야 건강해지고 치매도

안 걸리고 행복한 노후를 맞는다고. 결심하는데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 줄이야.

내 종착역이 어디까지 인줄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늙어 가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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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붓을 들었습니다.

Jan 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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