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820 – 남 보면서 참고사는 인생

2017.01.23 23:20:04 (*.66.148.241)
134

출근 시간이 조금 늦기는 한 날이었지만

밤 늦도록 샵에서 있어야 했던 오늘은 참 지루하고 고된 하루였다.

겨울 저녁 시간은 한가해서 밤 열시까지는 까마득 하다.

말이 그렇지 영업시간 아침 7시에서 밤 10시까지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직원들은 스케줄대로 돌아가면서 일 하지만 경영측에서는 그 시간

내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아침에도 7시 출근하는 루스에게 일찍 지시할 일이있어

그때부터 몸을 움직여야 했다. 밤에는 탐슨과 일하면서 내가 미리 준비해간

저녁을 함께 나누어 먹었다. 언제나 내 음식이 맛 있다고 입을 호호 불며

잘 먹는다. 날씨가 풀려서 어제부터는 자전거를 가져왔지만 매우 추웠던

이번 겨울 내내 눈과 얼음 때문에 왕복 걸어서 다녔다. 내가 운동 후

샵을 들러 마감을 도와주고 집에까지 데려다 주면 너무 고마워 한다.

자동차로 7~8분이면 되는 거리를 걸어 40분 걸린단다. 그러니까 탐슨이

일 끝나고 집에가면 밤 11시나 되어야 집에 당도하게 된다.

그는 어떠한 여건에도 단 하루도 지각과 결근없이 출근한다.

또한 그의 출근은 언제나 10분 전이다.

 

밤 시간이 깊어 갈 수록 몸을 비비꼬며 힘들어하던 나는 번득 탐슨을 생각해 본다.

가족과 떨어져 만 3 년을 넘기고 이 처럼 매일 하루도 쉬지않고 일하는데

그의 얼굴은 언제나 천사처럼 밝다. 영주권을 손에쥐기위해 마지막 신체검사만

남아있는데 돈은 다 내 놓고 반년을 넘기고 있다. 탐슨의 속은 얼마나 탈꼬?

탐슨보다 조금일찍 퇴근한 나는 물건 오더 날이라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에 앉아야 했다.

매일 잘 열리던 Sysco 사이트가 ‘X’표가 나오면서 “사용량이 많아서 그러니 나중에 하세요.” 란

문구나 나온다. 한 시간을 기다린후 겨우 물건 오더를 마치게 됐다. 오늘처럼 오더한

숫자가 컴퓨터에서 동일하지 않은 날이면 일일히 대조해서 잘못클릭된 것을 잡아내야하는데

밤이라 눈도 가물가물해서 인내가 필요하다.

사장님도 가끔씩 말씀 하신다. “지금은 좀 쉴 수 있지만 나도 일꾼 없어서 한 달에 한 번씩

마루바닥 비누질 하느라 밤이 깊도록 오랫동안 일 해 왔지요.” 17년 세월동안의 얘기다.

“아구구.

나만 힘들게 사는게 아녀~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또 살아왔어.

그 중에 나도 끼어 있을 뿐이구먼.”

Jan 20.jpg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