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824 – 아름다운 이별

2017.01.28 22:24:53 (*.66.148.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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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아쉬운 이별이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참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살면서 많은 이별을 해 왔지만 이제는 그 슬픔과 아픔이 남아있지

않고 울음 조차도 말라 버려 가슴애린 시 한줄이 나오지 않으니 안타깝다.

도종환 시인의 ‘이별’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며칠 간 힘들었던 시간을 조율해 본다.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과 육신으로는 이별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매일 함께하고 있다.

이별은 떠날 때의 시간이 아니고 떠난 뒤의 길어지는 시간이라고 말하는 시인.

세상 끝날때 헤어졌던 모든 시간이 단숨에 메꾸어 질 것을 믿고있으며

희망으로 살아가는 시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된다.

죽어서라도 만나고 싶은 사람을 가지고 있는 시인이 정녕 부럽다.

애통하는 말 한 마디 없이 이별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아름다운 시와의

만남으로 따스한 밤을 보내고 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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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 도종환

당신이 처음 내 곁을 떠났을 때
나는 이것이 이별이라 생각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내 안에 있고
나 또한 언제나 당신이 돌아오는 길을 향해 있었으므로
나는 헤어지는 것이라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꾸 함께 있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이것이 이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별은 떠날 때의 시간이 아니라
떠난 뒤의 길어지는 시간을 가리키는 것인가 합니다.
당신과 함께 일구다 만 텃밭을
오늘도 홀로 갈다 돌아옵니다.
저물어 주섬주섬 짐들을 챙겨 돌아오면서
나는 아직도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당신이 비록 내 곁을 떠나 있어도
떠나가던 때의 뒷모습으로 서 있지 않고
가다가 가끔은 들풀 사이에서 뒤돌아보던 모습으로
오랫동안 내 뒤를 지켜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헤어져 있는 시간이 이렇게 길어가도
이 세상이 다 저물기 전의 어느 저녁
그 길던 시간은 당신으로 인해
한 순간에 메꾸어질 것임을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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