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이 잠시 한산한 시간에 나이든 남자 손님 한 분이 들어온다.
메뉴판을 쳐다보면서 “에 또, 무엇을 싸 가져 갈까?”며 중얼거린다.
이어 하는 말이 자기가 곧 비행기를 타러 가는데 요즈음 비행기 안에서
식사를 주지 않으니 음식을 사 가가야겠단다. 아울러 이럴때는 서브웨이가
아주 좋은 품목이라며 서브웨이를 띄워준다.
“얼씨구, 맞구요 맞아요. 서브웨이가 비행기 안에서는 최고지요.”
내가 추천해 주는 프리미엄 커브드 터키를 Okay하면서 주문한다.
빵에 커브드 터키를 넣고 야채를 넣는데 양파는 넣지 말라고 손사례를 친다.
양파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라도 있냐고 물으니 히죽히죽 웃으면서
“누가 아나요? 혹시 내 곁에 예쁜 아가씨가 앉을련지요.”
‘아구구구구구 맙소사’ 나는 속으로 까무러칠 지경이었지만 이렇게 말 해 주어었다.
“호 호 호 그렇지요. 누가 압니까? 사람의 만남이란 우연찮게 일어나니까요.”
(** 나는 이렇게 하루에 수 십번 거짓말을 많이 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이렇게 대화하면서 샌드위치를 봉투에 얌전히 넣어 주고 계산을 끝 냈다.
이 손님은 여자친구를 만나기위해 여행가는 비행기 타기전이라 몹시 흥분해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바로 샵을 떠날 줄 알았는데 전화기를 꺼 내더니 자기 여자 친구라며
사진을 보여준다. 조금전에 예쁜 아가씨가 곁에 앉기를 소원하면서 양파도 넣지
말라고하던 사람이었는데 뭔 이런 나쁜 놈?이 있을까 싶어 괫씸한 생각이 든다.
뭐야? 다다익선이란 말야? “시끼야. 아니 할배야.” 내 입 속에서 나쁜 말이 옹알거려진다.
보여준 여자친구가 별로 이쁘지 않았지만 예의상 아주 예쁘다고 거짓말로 추켜주니
자기도 그렇게 생각한단다. 옛 말에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있는데 참 으로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이 손님의 인상은 나이는 육십을 바라보는 쪼그라진 대추 같은데 자기 모습 생각 안 하고
우쭐대면서 아직도 여자를 곁에 두둑히 두고 싶은 모양이다.
집에와서도 낮에 그 할배를 생각하니 헛헛한 웃음이 베인다.
할배는 할배 다워야하고 젊은이는 젊은이 답게 행동해야 존경받는데 나이들어도
여자 여자 여자 여자 찾아 삼만리하는 할배를 보니 한심한 생각이 든다.
이 할배를 보면서 내 행동도 경고망동하지 않아야 겠다는 교훈으로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