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스케줄은 없었지만 일곱시 즈음에 샵으로 갔다. 김치와 해물을 듬뿍넣어 만든
부침개를 탐슨에게 갖다주기 위함이었다. 지난 주 해고당한 직원대신 뽑은
남자 학생 둘과 탐슨이 일 하는 날이다. 내 당번 아닐때 샵을 가지 말아야지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일거리와의 전쟁에서 헤어나지 못 한다.
둘 다 신참이니 일일이 말 해 주어야하는데 이럴 때 마다 정말 내가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곤 한다. 이번에 들어온 남 학생은 처음부터 인상이
무척 좋다. 몸의 비율도 근사하고 웃는 얼굴에 눈치도 있어서 참 마음에 든다.
내가 사장님께
“사람이 태어날 때 인물 복 타고 나는 사람은 정말 행운아지요?”라 말 했더니
“아이구 여자들도 남자 인물보세요?” 한다.
“그럼요. 나도 아닌척 하면서 인물 많이 보더라구요. 으 흐 흐 흐.”
이 녀석이 마루 걸레질을 하고 있는데 곁에 여 학생 아이가
말을 붙이고 둘이 지껄이고 있다. 손님은 아니었고 아마도 잘 아는 아이같다.
내가 큰 소리로
“야, 너 나가. 왜 남의 일 하는데 와서 방해야?” 라고 말 하고 싶었지만
저으기 교양 섞인 물투로
“Please 라는 말을 써 가면서 나가 달라고 말 했다.”
얼굴 반반한 여학생의 경우 꼭 남자시끼들이 꼬이고
반대로 쉑시한 남학생이 일 할 때는 가시나들이 꼬인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이기는 하지만 요즈음은 가시나들이 덕 극성 스럽게
머스마들을 잡아가려고 치열하게 노력한다.
지난 주 어느분이 근간에 생긴 남자에대해 자신의 심정을 토로해 왔다.
“그 남자가 자기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팍~~ 달라 들지는 않아요.”
“그럼 자기가 팍팍 달라붙어. 남자들이라고해서 다 용기 있지는 않어.
여자라고 얌전빼고 있으면 다른년이 채 간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그렇게
얌전하게 땅에 발을 붙이고 있냐? 옛날에는 나비나 벌이 꽃을 찾았지만
요즈음은 꽃이 나비나 벌을 찾아 다닌다. 용기내라. 안돼도 본전이다. ”
아이고 이 글을 쓰다보니 나는 이제 호박꽃도 아닌 할미꽃이네그려.
할미꽃을 좋아할 남자가 있을까? (난 할아버지는 싫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