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846 – 성한게 없어

2017.02.24 01:05:15 (*.66.148.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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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낮에 정원사가와서 마당의 과일나무와 기타 나무들을

전지했다. 이 집에 이사온지가 벌써 육년째인데 그동안에 나무를 제대로

돌보아주지 않고 과일만 똑똑 따 먹었다. 나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대충 넘어갈 일이니어서 고심끝에 전문가를 불렀다.

물론 나름대로 거름도 열심히 사다 뿌리고 물도 착실이 주곤했지만 알고보니

그렇게 거름을 위에다 뿌리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차분하고도 예리하게 나무 하나하나를 관찰하고 시원하게 자른 나무들을

보니 참 사람하고 똑 같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머리를 잘라야 하는데 매일

시간없다 돈 없다 하면서 다니는 여인처럼 우리집 나무들도 그랬었다.

이틀동안 나무를 다듬으면서 내게 들려준 얘기들이다.

* 이것들이 서로 너무 엉켜 있네요 ( 다른 두 종류의 나무들 얘기)

  이때는 약한것을 쳐 내버린다. 흑. 약육강식이 여기서도 적용되는구먼.

* 여름에 한창 길게 벋어나와 보라꽃을 피우는 커다란 나무도 몽당하게 잘랐어요.

   이 나무는 한켠의 밑이 썩었어요. 경사진 곳의 나무가 너무 무거워 아래로

   쏠리는 바람에 그쪽 뿌리가 썩어 들어가고 있어요.

* 무화과는 워낙 극성스럽게 자라나기 때문에 심을 때 아주 커다란 시멘트 방공호를

   파고 그것을 심어야 다른 곳으로 번져 나가지 않습니다. (대나무도 마찬가지)

   — 무화가 나무 가지도  1/3 만 남겨지고 다 잘랐습니다. 금년에는 기대 마세요.

* 노란 자두나무 도 1/2 이 잘려지고 보라색 자두 나무도 척척 잘려나가는 중이다.

  — 이집 나무들 도대체 성한 나무가 없네요.  끌끌~~ 물론 선한 웃음을 지면서 말 해준다.

* 여기 보세요. 상채기 난 이 가지요. 검게 썩어가고 있잖아요. 이것 놔 두면

  온 나무에 퍼져서 결국 죽고 말아요. (인간의 병과 똑 같다)

* 야채 밭이 왜 잘 안될까요? 나의질문에 삽으로 야채 밭 흙을 떠 본다.

  “아이구 흙이 너무 차지네요. 야채 밭 흙은 포실포실 밟으면 푹푹 들어갈 만큼

   부드러워야 해요. 거름을 밑을 깊이 파고 주고 모종이나 씨앗을 뿌릴 때 다시 

   한번 더 거름을 넣고 그런다음에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이런 흙에서는

   야채가 숨을 쉴 수가 없어요. 

* 여기 들어오는 입구에는 위에 큰 나무로 그늘이 지니까 수국을 심으면 좋겠네요.

이틀 동안 정원사가 들려준 이야기를 듣고보니 완전 엉터리로 야채와 과수를

관리해 왔다. 미국에서는 야채와 과일을 엄청 잘 길렀는데 그것은 엘에이가

햇볕이 강하고 우리 집 텃 밭도 옥토였음을 알게됐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곱게 정성스럽게 다스려주지 않으면 나를 떠나간다.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잘 해야겠다. 애구구 엘리샤 할 것이 너무 많아.

자랑스러운 것은 정원사가 부챠드 가든에서 일하고 있는 일류 정원사인 것이다.

머 잖아 우리 집도 작은 부챠드가든이 되어 오가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 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금년에는 과일들을 많이 기대 못하겠지만 몇 년 만 지나면 얼마나 멋질까

상상을 해 보니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야호~ 밤마다 야호를 부르는 엘리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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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인스팩터가 올 조짐이라 밤 11시까지 일하고 왔습니다.

뒷 문을 열고 나오는데 자동차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눈을 발견하고 

깜짝 놀랬네요. 어휴~ 곧 3월인데 웬 눈? 빅토리아 맞아 여기?

그러나 저러나 유리 창 잘 닦고 가야지… 벌벌 떨며 유리창 닦고 집에 잘 도착했습니다. 굳 나잇 

Feb 2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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