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849 – 귀 뚫었습니까?

2017.03.01 23:39:22 (*.66.148.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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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평소에 잘 아는 분인 쥴리씨(가명)가 씩씩 거리며 전화를 걸어왔다.

자기 남편이 친구와 함께 여행갔다가 돌아오는 마지막 날에 남편 친구가

이 여인에게 카톡이 들어왔단다.

“지금 친구(쥴리씨의 남편) 카톡이 안 열리고 제 것만 열리는데 쥴리씨

귀 뚫었는지 묻습니다. 이곳 여행지에서 기념으로 귀걸이를 사 가려고 하셔서요.”

“네, 아주 오래전에 뚫었습니다.”

쥴리씨는 “하, 살다보니 남편이 귀걸이도 선물할 줄 아는구나 싶어 내심

기대에 차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드디어 돌아오는 날 공항에 달려가 남편을

마중하고 자동차에 태웠는데 남편이 “짜잔”하고 내 보여줄 귀걸이 말이 없더란다.

조바심이 났지만 조금 참고 있다가 

“여보, 무슨 귀걸이 샀어? 얼른 보고 싶네.” 쥴리씨는 궁둥이를 들썩이며

고개를 남편 쪽으로 자꾸 돌려보았다고 한다. 남편이 쭈빗 거리더니 

“실은 귀걸이를 못 샀어.”

“뭐요? 귀 귀 귀걸이를 못 샀다구요? 그건 말도 안돼죠. 내게 친구분이 카톡으로

묻고 나중에 당신도 카톡이 열려 내가 당신 한테도 말 했잖아요. 우째 이런 일이.”

뽀로퉁하게 심통이 난 쥴리씨.

“친구도 그 이후 카톡이 잘 연결 안되었고 우리 두 남자가 연구한 결과

오래전에 귀를 뚫었으니 귀 구멍이 막혔을 거라고 판단하고 샀던 귀걸이를

반환하고…”

“아이구 맙소사. 아니 나 하고 산지가 몇 년이요? 어떻게 마누라 귓 구멍이

맥혔는지 뚫렸는지를 모른단 말이요?” 씩씩~~  

쥴리씨의 남편은 그 대신 다른 선물을 사오기는 했다지만 문제는

마누라얼굴 건성으로 보면서 수 십년을 살아온 남편에게 괫심죄를 적용하고

허탈한 마음을 다스려야 했다고 말 한다.

“여보시오. 쥴리씨 뭐가 그리 불평이요. 그 나이에 그래도 귀걸이를 사 오려는

생각만 해 주었다는 것으로도 당신 남편은 우등생이오.”

전화를 끊고나서 평소 유난히 귀걸이 많이 달고 다니는 쥴리씨를 생각하며

“으 흐 흐 흐 크 크 크 큭~~”  혼자 한참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남자들의 너무나 깊은 생각 때문에 (오래전에 뚫었으니 지금은 막혔을 것이다?)

귀걸이 받지못한 아내의 귀여운 스토리 전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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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처럼 앞으로 여러분들의 특별한 이야기도 접수합니다.

즐겁고 / 슬프고 / 황당하고 / 진지한 / 애수에 잠긴 연애 /

실명을 빼고 짧은 소설로 만들어 아일랜드 이야기에 올려드립니다.

많이 보내주세요. 이메일 haksin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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