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글 나간대로 빅토리아에서 이름 난 식당에서 저녁을 잘 먹고 들어와
기분좋게 잠이들었다. 새벽 네 시 쯤이었을 것이다.
내 뱃속이 이상하다. 완전 배를 쥐어짜는 듯 아파온다. “이게 왜 이러나?”
조금 있으니 꽈당탕 / 우르르 쾅쾅 / 바글바글 / 꾸르륵끄르륵 / 핑핑 /
요란한 전쟁이 터졌다. “애구구구… 어쩌나” 살금살금 기어 화장실로 직행.
위 탈은 거의 없는 내 뱃속에 이물질(박태리아)이 들어간 것이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아파온다. 얼굴에 식은 땀이 흐른다.
침대에 올라가자마자 곧 바로 다시 화장실로 달려가는 엘리샤.
“끄응끙. 애고 주여~” 이럴때는 주님을 부여잡는다.
어제 먹은 음식이 샐몬과 새우, 볶은 국수 그리고 쟈스민 밥이었는데 어디에서 사단이 났을까?
걷기도 힘들어 아랫층으로 내려가 약장에서 설사약을 꺼내오기도 힘들다.
있는 힘을 다 해 아랫 층으로 내려가 약 두 알을 털어넣고 다시 침대에 고꾸라진다.
배가 심히 아프고 약 발도 잘 안 받아 안절부절 하던 차 불현듯 생각나는 ‘녹두 가루’.
맞어. 그것.
제 작년에 임낙경 목사님께서 우리집에 오셔서 건강 강의 해 주실 때 녹두가루는
위 탈이 났을 때 직효라는 말을 해 주시던 생각이 났다. 성질 급한 나는 목사님이
다녀가시고 곧 바로 녹두를 갈아 내 머리맡에 놓아두었는데 왜 처음부터 그 생각을
못 했는지 모르겠다.
녹두 가루 한 숫갈을 물에개어 마시고 조금 기다리니 나쁜 음식물들이 목 위로 올라온다.
‘토사곽란(吐瀉癨亂)’
다시 녹두 가루 한 숫갈을 더 마시고 날이 훤 할 무렵에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일은 낮 당번이었지만 오후 반으로 돌리고 계속 누워 몸을 추스려야했다.
“아, 아, 끄 끙 끄 끙” 계속되는 엘리샤의 위 경련.
“집 밥이 최고야 / 집 밥이 최고지 / 집 밥만 믿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