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시간을 아껴쓰려고 하지만 오늘 같은 날은 그렇지 못하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날이다.
낮에는 빅토리아 여성회 총회가 있어서 공원에 나가 오랫만에 보는 이웃들과
담소하며 점심을 잘 먹고왔다. 샵 일은 스케쥴이 없어서 중간 점검을 하고 왔기에
저녁에 느긋이 많은 일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제4회 아일랜드 나잇 사인판을 완성 한 것은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고
모든것이 스므스 했다. 시간을 잡아 먹은 것은 다름아니라 언제나 컴퓨터.
전화기로 사진을 찍어 Drop Box 를 통해 전송받아야 하는데 가끔씩 안 들어오고
애를 먹인다. 몇 시간씩 이런 저런 방법으로 사진을 전송 받으려 했지만
조금 전에 사진기에서 나오는 목 소리는 “데이타 전송이 안됨”이다.
그랬구나. 컴퓨터 일이라는 것이 안 될때는 죽어도 안되는데 바로 소통이 절단 된 경우다.
이것을 진작 포기해야 되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내가 끙끙 낑낑매면서 이 시간까지
몸부림을 친다. 내일 아침에 또 Roger’s 전화기 상으로 달려가서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알아봐야 한다. 끙
잘 모셔두었던 일반 카메라를 꺼내서 낮에 작업한 ‘사인 판’ 사진을 찍어 올린다.
낮에 찍은 것 처럼 화사하지는 않지만 오늘 일이라서 미스 하지 않으려한다.
몇 년 전만해도 이 디지탈 카메라가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고?
나는 이 카메라보다 더 못 한 것도 애지중지 신주단지 모시듯 아끼면서 애용했는데
삼성 노트북 II를 쓰면서부터 디카는 명함도 못 내고 뒷 방 신세가 되어왔다.
오늘 이것을 다시 끄집어 내면서 어루만져 주었다.
“미안하다.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심했제?”
나의 이런 마음을 알아 채렸는제 사진기는 그 옛날의 본분을 잘 감당하면서
수수한 모습을 내게 보여준다.
아나로그를 늘 그리워하면서도 새것을 안 쓸 수 없는 입장이다.
자동차도 고급자동차는 한 번 고장나면 엄청 경비도 많이들고 힘들다는데 이 조그마한
전화기 하나 사용하는데도 여간 땀 나는 일이 아니다.
이 일로 저녁에서 밤 까지 내 시간은 흐르지 않고 잠시 멈추고 있었다.
** 제 4회 아일랜드 나잇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무대에 올려질 팀이 모두 열 넷 인데 개인도 있고 단체도 있다.
빅토리아투데이에 광고를 보냈고 공연할 분들과 관객으로 오실 분들과도 컨펌을
하는 중이다. 작년에 즐거웠던 시간을 기억하면서 올해도 모두들 그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금년에는 Blue색상으로 옷과 장신구를 치장하고 온다.
다음 주에는 김치를 담궈야하고 그 다음 주에는 집안 대 청소로 들어간다.
사람 사는것이 지루하고 힘들겠지만 잠시라도 휴식 취하면서 한 여름 밤 웃어 볼까보다.
* 음악 : 코빅 앙상블 / 피아노 연주(뉴욕에서 옴) / 부부 창 / 아코디온과 노래 / 이중 창 / 피리 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