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089 – 내가 바로 그 사람

2014.09.30 23:52:15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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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화장실 들어 갈때와 나올때가 다르다.

사는것이 아주 힘들때 친구나 친지 도움을 청하면서 나중에 백배로 값아

줄 양으로 허리를 굽신거리지만 막상 자기가 먹고 살만하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등을 돌리며 배신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가르켜 어떻게 그럴수 있냐며 손가락질 한다.

오늘 화요일이라 밤에 늦는 관계로 낮에 몇시간 틈 내어 집에 들어와

밀린 설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것들을 바쁘다보니 한곳에 모아두었다가

오늘처럼 마음 먹은 날 구분해서 바인더에 넣는다.

이것저것을 분류하는데 서류 한 장이 손에 들어온다.

“어머나, 이런…”

내 입에서는 이런 소리가 무겁게 새 나온다.

이 것은 올 봄에 내 Old age pension 을 신청하면서 필요했던 서류다.

팬션을위해 미국에서 살았던 10년의 출국과 출입의 증빙서류 제출을 캐나다

정부로부터 요구받았지만 캐나다 출국을 입증할 만한 서류가 없었다.

고민끝에 내가 미국에서 일했던 교회 목사님께 경력증명서를 부탁해서

보내온 것이다. 새로오신 류재덕 목사님은 얼굴도 잘 모르는데 내 사정을

듣고 나를 아는 교인들에게 알아보고 나의 신상을 자세히 적어 보내주었다.

내가 목사님에게 부탁할 때는 서류가 통과되어 팬션이나오면 목사님께 바로

감사의 편지를 올리리라 생각했는데 팬션을 받은지가 두 달이 넘었건만

그 생각조차도 까막히 잊고 있었다. 더우기 돈 들어오는 것만 신이나 있었으니.

서둘러 컴퓨터를 켜서 늦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지만

‘화장실 들어갈때와 나올때 다른 그 사람’속에 나도 포함되어있다.

 

내가 바로 그 사람.

부끄러운 일들이 멀리 도망가지 않고 늘 내 주위를 맴돈다.

**제 3회 아일랜드 나잇에 출연한 두엣 두 팀(이순희/임원근 – 죠이정/로버트고)의

아름다운 노래를 http://woori.us/islandnight/127560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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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30 Hill of San Jose .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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