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림을 50에 시작한 것을 아는 가까운 친구들이 자주 하는 말이있다.
“애구구, 진작 그림을 했으면 지금쯤은 아주 유명하게 되었을텐데…” 하며 아쉬워한다.
이말을 들으면 나는 피식 웃고 만다.
만약에 내가 부잣집에 태어나서 일찍 미대에 들어갔다고 치자.
나는 긴 머리 출렁이며 캔버스 허리에차고 폼 잡으면서
엉덩이 씰룩거리며 공연히 뭐나 된것처럼 어깨에 힘주고 다니지 않았을까?
그림 그리는 것은 2차고 남자 찾아 삼만리.
대학을 졸업하고는 선생이 가르쳐준 것 외에는 창작이라는 것을
할 수 없는 패잔병이 됐을 것이다.
눈물과 핏물이 섞여 만들어진 내 캔버스는 나만아는 비밀이있어
그것들과 소곤거리며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들은 내 자식이며 애인이다.
자식들과 헤어질 때 참 마음이 아프지만 어느 집에가서라도 귀염받고
그들의 상한 영혼의 치유자가 되기를 원하는 마음이다.
꼭 15년전 캐나다에서 모든것을 접고 미국으로 내려가 언니집에서
기거할 때 내가 그림을 시작하니까 동생이 살기 힘들더니 정신이
약간 이상해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여 내게 몇 번 던진 말이있다.
“야, 너 밥먹기도 힘드는데 그림은 무슨 그림이냐?”
나는 이 말을 듣지 않기로했다.
어떻게 하던지 그림을 그리리라는 결심을 굳세게 세웠다.
만약 그때 내가 언니에게 복종하고 붓을 놓았다면 지금처럼 그림과
생활하는 삶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때로는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가 갖고있는 재능대로 굳건히 나아가는 것이 후회없는 삶일 것이다.
남의 말 듣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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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ch Road 2014
30″ x 40″ Oil on Canvas 머리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