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이 말을 할까?
짐승도 식물도 다 말을 한다. 그리고 무생물인 그림조차도.
아래 그림 (수국)을 작년에 그렸다. 이 그림은 아주 빨리 완성된 작품인데
그림좋아하는 아우가 이 그림이 좋다며 칭찬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
작은 타일 그림을 빼고 91점의 그림을 다 전시관으로 옮기고 아직 하나 남은
큰 작품은 아직 다 마르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일과 후 작품 래이블을
만들고 막 전시장으로 떠나려하니 방에 왜롭게 남아있던 작품이 내게 말을 건다.
“왜, 나는 안데려가지요?
나는 당신 자식이 아닌가요?
왜 차별하나요?
내가 못 생겼나요?”
나는 가던길을 멈추고 얼른 이 작품을 떼어 들었다.
“그래 같이가자꾸나. 미안하다. 별 뜻은 없었는데 계속 너를
지나쳤네. 정말 미안해.”
이 생각을 하는데 눈물이 난다.
어릴 때 엄마가 다정하게 말해주지 않고 야박스럽게 대할 때면
밖으로는 말을 꺼내지 못했지만 혼자 이렇게 소리를 치곤 했다.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시죠?
왜 차별하나요?
내가 못 생겼나요?
그럼 왜 나를 낳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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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니 얼굴이 아주 훤한 내 자식이네요.
전시장 이층 층계 꽃 들무리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