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는 수영을 자주간다.

요즈음 비가 많이오기 때문에 딱히 밖에 나가서 할 운동도 없다.

부모들이 어린 아기들을 데리고와서 수영렛슨을 시킨다. 렛슨이라고 하지만

선생과 부모가 함께 아기를 데리고 물 장구친다고 해야 될 것 같다.

다섯명정도 아기를 한 선생이 맡고있는데 물 밖에서 아기가 물 속으로 ‘풍덩’

빠지면 아빠나 엄마가 아기를 받는다. 그 부모들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면

한결같이 희색이 만면하다. 살아있는 기쁨이 온통 그 얼굴에 다 묻어있다.

이렇게 곱게 잘 길리움을 받는 아기들이 한 해 두 해 커 갈 것이다.

학교 다니고 친구를 만나면서. 더러는 좋은 인간성이 형성될 것이며

또는 그렇지 않을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나중은 어떨련지 모르겠지만

수영장안에서의 부모들 얼굴에는 모두 “우리아기 최고”라고

쓰여있다.

얼마전에 우리 직장을 그만둔 아이의 엄마를 보면서 서양 엄마도

동양엄마 못지않게 희생하며 인내하는 것을 보았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딸이 남자친구와 나쁜짓을 하며 돌아다니고

그것도 모자라 심심하면 스스로 자해를 시도 해 팔뚝에 칼 자국을 내는 딸.

의사도 손 들었던 아이다.

이런 아이가 직장에서도 온전 할리 없다. 잦은 무단 결근과

거치른 태도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러던 아이가 결국 몇 달 병원

신세를 지면서 치료받고 있다.

그녀의 엄마는 가끔씩 아이의 서류등 픽업으로 샵에서

만나게 되는데 단 한번도 한 숨 쉬는 것을 보지 못했다.

언제나 웃음을 잃지않고 “아이가 좋아지고 있어요.”라 말한다.

만약 내가 그런 딸을 갖고 있다면 누구를 붙들고라도

딸년의 욕을 바가지로 할 것 같다.

“내 이년땜에 평생 고생이라오. 아이구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머스마들

꽁무니 쫓아 다니면서 세상에 못된짓은 다해요. 이제는 철창신세까지.

어쩌면 좋아요. 내 팔자야~~”

이 아이도 어릴 때 엄마 아빠로부터 “우리 예쁜 딸 최고최고다”란

소리를 많이 듣고 자라났으리라 짐작된다.

뒤 돌아서 가는 엄마의 등 뒤에서 이런 말을 흘러나온다.

“딸아 그래도 나는 너를 믿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참아줄께.”

내 귀가 쫑긋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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