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씩 갑자기 나타나는 암행어사.
금년에 새로 바뀐 젊은 청년이 다음달로 암행어사에서 물러난다.
그동안 내가 만난 암행어사중에 가장 젠틀맨이다. 잘 봐 주려고
애쓰는 흔적이 역력하다. 이런 순한 암행어사가 다른 포지션으로
간다니 모두들 실망인것 같다.
내가 손을 눈가로가져가 비비며 우는 시늉을하니 다음에 오는
사람도 아주 좋은 사람이라며 웃는다.
우리샵 이달 조사가 끝나고 모든것이 잘 되어있다고 0 point (100)점을 준다.
경험많은 노장이 척척박사 일 잘해내고 다음단계 직원들은 청소 도구를 들고다니며
벽을 하도 문질러 벽이 다 닳을 지경이니 그럴만도 하다. 사람눈에 금방 안 보이는 곳의
냉장고 안과 밖이 너무나 깨끗하다며 얼마만큼 청소하냐고 되 묻는다.
이달에는 숙제가 있다.
다음달 오기전에 Sandwich Artist PRO 2.0 을 직원들이 다 공부해서
졸업장을 받아 샵내에 배치해야 한단다. 내가 작년에 죽도록 공부해서
다 따 놓았는데 무슨소리냐고 물으니 이것은 그 다음 단계라고 한다.
뭐야?
샌드위치 파는 샵이 무슨 변호사 공부만큼 해야되냐?
투덜거려보지만 어쩌겠나. 오늘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를 좋아하는 엘리샤
컴퓨터를 켜고 www.subway.com을 연다. 공부할 곳을 찾는것만해도 정신이
헤깔려 한참을 헤맨다. 이번 공부는 어떻게하면 손님과의
관계가 더 가까워질까를 고민하는 것이 주제다.
몇 시간 공부한 끝에 certification 을 프린트 하고나니 밤이 깊어간다.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내 생전에 시험볼때마다 100점 맞는것은 이
서브웨이 공부 뿐인것 같다. (틀리면 다시하면 되니까… ^^)
어서 잠자리에 들고 내일 기분좋은 얼굴로 눈동자를 손님과 맞추면서
샌드위치를 멋들어지게 싸 볼 참이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