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깊어간다.
함께 성탄절의 분위기는 이미 시작한지 오래다.
시내 harbourside hotel ‘Blue Crab’에서 그니를 만났다.
“금년 선생님을 만나게되어 기쁩니다.”
조용조용 이어지는 그니의 삶의 보따리는 자못 흥미롭다.
힘든 얘기도 그니의 평온한 모습속에서는 긍정의 얘기로만 들려온다.
“이거요.” 하며 내미는 작은 선물상자 속에는 오늘 입고간 내 옷에 딱 맞는
귀걸이 한쌍이 누워있다. 그림 그리면서 들으라고 건네는 USB 속에는
그니가 골라넣은 수 백개의 음반들이 들어있다고 말해준다.
“어머나, 정말 난 복도 많네요. 이놈들이 그동안 어디 숨어있다가
이렇게 한꺼번에 쏟아지나요?”
불 빛 찬란한 야경을 즐기며 우린 함께 색깔고운 칵테일 한잔씩을 기울였다.
“잠은 언제 주무세요?”
“아, 나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운동도열심히 하지요. 흐 흐 흐.”
내 건강을 생각해주는 또 한 사람이다.
바다에 둥실 떠 있는 보름달이 나의 겨울 나들이를 환영해주는 듯
보석처럼 빛 난다.
삶은 고통이라고 하지만 역경을 딛고 일어나면 이 처럼 보너스도 있다.
헤어지면서 다음엔 내 차례라고 당부하며 돌아오는 밤 길, 겨울 답지않게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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