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152 – 도와주기

2014.12.11 00:04:38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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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창에 소프라노를 한다고 얘기한 것에대한 설명이다.

음악을 전공하고 있는 우리교회 청년 폴이란 청년이있다.

캐나다에서 태어나서 한국말이 서툴지만 영어를 안 쓰고 더듬 거리면서도

꼭 한국말을 고집하는 청년이다.

약 2주전 주일이었다.

“쩌어. 내가 이번 크리스마쓰에 으음아극 할라고 하는데요.

도와주세요.” 이렇게 여러 사람들 비집고 허락을 받으려고 돌아다니다

내 앞에까지 다가왔다. 남자는 결정되었는데 여자가 안됐다고 한다.

“그러면 나는 앨토니까 도와줄께. 곡목은 뭐지?”

“아~아~ 쩌기 내가 이멜로 보내드리껫씀니다.”

그날 바로 이메일이 들어왔는데 라틴어로 한다고한다.

삼 년전 Victoria Philharmonic Choir 멤버로 일년간 있었는데

그때 라틴어와 영어로 노래를 불렀던 일이있어 그리 걱정은 안 했다.

그러나 다음 주일에 폴이 모두들 곡이 어렵다고들 해서 쉬운 영어곡으로

바꾸었다고 말한다. 오늘 첫 연습날이었는데 바로 이틀 전 소프라노라가 못

하겠다고 연락왔다고해서 내가 그 구멍을 메꾸게 됐다.

저녁 7시30분에 빅토리아대학 음악실에서 모인다는 메일을 받아 프린트해서

시간을 넉넉히 잡고 출발했다. 집을 찾으려면 GPS 에 주소만 찍으면 되지만

음악실을 찾는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비는 촐촐히 오고 밤은 깊어간다.

이 대학교는 한번들어가면 one way이기 때문에 되 돌아올 수 없고 다시 한바퀴를

돌아야한다.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 대학생들에게 Music Building을 물어보니

고개를 갸우뚱하며 모른다고 한다. 길을 지나가는 다른 학생들에게 세 번이나

물어도 역시 모른단다. 뭐야? 어째서 학생들이 Music Building을 모르나?

네번째 다행히 아는 학생이 있었는데 지나왔단다. 다시 한바퀴를 돌고

천천히 살피면서 지나왔다는 그 지점을 더듬거리다 자동차가 좀 세워져 있는

파킹장으로 일단 들어갔다. 마침 노인부부가 걸어오기대 물으니 맞게 들어왔다고 한다.

차를 파킹하고 건물쪽으로 걸어가서 사인을 보니 모두 다 메디칼 빌딩이라고만

쓰여있다. 난감하다. 3불을 주고 이미 파킹을 했는데 다시 나가면 돈이 아깝다.

흠… 이곳 저곳 사인을 다시 둘러보니 맨 밑에 패말에 Music Building 이라고

작은 글씨가 쓰여있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이 이 곳에 올리가 없기때문에

알 도리가 없기때문에 모르는 것이 당연 하다는 생각이든다.

건물쪽으로 가서 큰 문을 잡아당기는 순간 안 열리면 어떻하나?는 불안한 생각이

든다. 다행히 문이 열린다. 메일에는 건물 꼭대기 방이라고 했는데 도대체 꼭대기로는

어떻게 올라가야하나? 엘리베이터가 보이지 않는다. 사람 구경을 해야 물어보지.

두리번 거리는데 지하에서 사람 그림자가 보인다. 올커니 얼른가서 물어보자.

그림자 사람을 놓칠까봐서 불이나게 층계를 내려가보니 길쭉한 남자아이가 하나

서 있는데 바로 폴이 아닌가. 길 잃은 아기가 엄마를 만난 것 같이 반갑다.

꼭대기층에 열쇠가 없어서 아랫층에서 연습해야 한다면서 미안하다고 한다. 휴~~~~~~

이렇게 힘들게 건물을 찾고 한 시간 연습하고돌아왔다.

이번일은 순전히 청년 폴을 도와주기위함이다. 부탁하는 사람마다 거절해서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못하게되면 큰 상처가 될 것 같아서다. 앨토 목소리로 소프라노를 하니

내가 들어도 우습다. 동영상을 만들어와 집에와서 들어보니 듣기 거북하다.

다음 주일에 어디 도망갈 궁리를 해야할까부다.

내일 아침부터 날 계란 두개씩 팍팍 깨 먹고 목청 매끄럽게 해 볼 참이다.

이럴 줄 알고 지난 주에 계란 네 다즌이나 사 두었나보다. 여호와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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