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는 용기가 없으면 못 그린다. 캔버스는 버리면 되지만 벽화는
어찌 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3년전에 벽화 그리면서 올렸던 사진인데 새로
들어온 독자들을 위해 다시 한번 올린다.)
벽화를 몇 번 그렸다.
첫 번 벽화는 엘에이 내가 살 던 집 부엌이다. 정원에 해바라기를 많이 키워
즐겼고 그것은 곧 내 많은 그림의 소재가 되었다. 가을에 해바라기가 죽고나면
쓸쓸해서 부옄으로 옮겨 해바라기 밭을 벽에 올려놓았다. 처음 우리 집 부옄으로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어마나!”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다.
두 번째는 역시 엘에이 내가 다니던 ‘한양장로교회’ 유아실이다.
새로 단장된 하얀 벽에 그림을 그려 달라는 유아담당 책임자 집사의 부탁으로
시작했다. 커다란 벽 한면에 아이들의 꽃 동산, 각종 곤충, 새들 그리고
작은 짐승들을 그렸다. 한 여름 이었고 센트럴 에어컨이라 유아방 만 에어컨을
켤 수 없어서 정말 머리가 뺑 돌 정도로 더위와 싸우며 완성했다.
처음 흰 벽을 보면서 잘 못 되면 어떻게하나 걱정도 되었지만 눈 딱 감고 붓을 들고
굵은 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은 단아하고 평화스럽게 완성되었고 오픈 하우스 하는 주일
많은 사람들이 유아방에 들어와 흐믓한 표정을 짓고 들 나갔다.
세번째는 지금 살고 있는 우리 집 천장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천정이 울퉁불퉁해서 붓질 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높은곳에 헌 옷장을 놓고 사닥다리를 타고 올라가 첫 붓 질을 했다. 2011년 1월29일에
시작하여 2012년 2월12일에 완성 했으니 날짜로는 14일 만에 완성됐다.
과감하게 나무 둥지를 그리고 있다. 잘 못 하면 다시 그리면 된다는 마음으로
언제나 걱정은 안 하고 물감을 올린다.
내 구상은 애덴 동산에 예수님 얼굴이 중간에 있고 마지막에 태양과 별과 달을 그리려고
했다. 동산을 다 그리고 중간에 예수님 얼굴을 그렸는데 독자들 중에 예수님 2천년 동안 쓰신
가시 면류관을 좀 내려 좋으면 좋지 않을까요? 혹자는 내가 혼자 사는데 밤에 예수님
가시 면류관을 보면 무섭지 않을까요? 등등의 조언이 있어 예수님 그림 위에 태양을 그려 넣었다.
그래도 태양속에 예수님이 떡~ 버티고 우리집을 든든히 지켜 주시고 있다고 믿는다.
한창 열 올리고 그림을 그리는데 내 이마와 손 발 등에서 땀이 주루르 흐른다.
“애구구 아무도 없는데 옷 좀 벗어보자. 아무 도 본 사람 없겠지?”
** 모든것은 용기다. 돈 버는 것이나 예술 모두 그렇다.
망치는 것을 두려워하면 아무 것도 못 한다. 일단 발을 떼고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