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175 – 딸은 내 응석을 받아주지 않는다

2015.01.02 23:40:58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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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샌드위치를 사러왔다.

아이들이 칩스를 사도 좋으냐고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가 하나만 허락한다고 말하니 둘은 서로 자기가 좋아하는 칩스으면서

자기것을 고집한다. 이어 아빠의 얼굴을 쳐다보는데 아빠는 모른척 돌아선다.

둘 다 어리지만 언니가 동생에게 말한다.

“네가 집는 것은 매운 것이야. 그러니까 내가 집은 걸로 먹자.”

이 말을 들은 동생이 삐쳐서 구석에가서 웅크리고 앉는다.

“애구구 막내 기질이 여기서 나오네.” 나는 속으로 이 들의 동향을 주시한다.

막내는 방금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다. 늘 이렇게 하면 가족들이 양보한 모양이다.

언니도 만만찮다. 이번에는 양보 안 할 테세다. 여기까지 보고 손님들이 계속와서

다음 장면을 보지 못했는데 나중에 그 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을 슬쩍보니 언니가

이겨서 둘이 오손도손 칩스를 나누어 먹고있다.

막내라는 것이 그렇다. 어른이되고 할아버지 나이가 되어도 옛 습관 버리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막내라고 하면 사람들이 다시 쳐다본다. “이잉? 자기가?”

속으로 그렇게 생각 하는 것 같다. 다행히 내 엄마는 막내인 나를 응석받이로

키우지 않았다.

사는것이 힘들기도 했겠지만 성격상 자식 때문에 벌벌 떠는 분이 아니었다.

나는 스파르타식으로 길러졌다. 늦 잠을 잔다는 것은 어림도 없다.

이불을 다 거둬 버리기 때문에 겨울에 오돌오돌 떠느니 벌떡 일어나 옷을

입어야 했다. 그 때의 그 야속함이란 이루 말 할 수도 없었다.

내 엄마 맞는지 궁금했고 지금도 그때 일은 섭섭하다.

어느날 딸과 얘기 하던 중 자기 아빠 얘기가 나와서 내가 열이 뻗혀

‘아직도 그 착함의 연속이냐?”며 소리를 질러댔다. 소리만 지른것이 아니라

내 눈에서는 눈물이 비오듯 쏟아진다.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그 사람의 너무 착함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내 가슴에는 아직도 그 한이 안 풀린 모양이다.

딸아이는 나를 위로하기는 커녕 정색을 하면서 내게 말한다.

“Mom, 엄마가 아빠를 용서 못하고 이렇게 슬퍼하면 엄마만 손해 보는 것 입니다.

아빠는 엄마에게 미안 함은 있지만 그렇게 엄마처럼 슬프게 살지 않아요.

그러니까 엄마도 이제는 다 잊어요. 왜 그렇게 오래 슬픈 사연을 간직하고 사세요?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것을요.” 하면서 아주 냉정하게 말한다.

그렇게 말 했지만 딸아이도 나를 끌어안고 함께 운다.

그 이후로 나는 다시 그 말을 되새기지 않기로 했다. 만약 그 날  딸아이가 내 응석을

받아주었다면 나는 수시로 딸에게 과거의 아픔을 푸념했을 것이 분명하다.

매운 칩스를 먹겠다는 동생의 응석을 받아주지 않은 언니의 승리

엄마의 응석을 받아주지 않았던 딸아이의 승리

매정한 것이 사람을 키운다. 딸아이가 가끔씩 내게 말한다.

“You look like my daughter. You are teenager forever.”

언제 철 나겠냐고 끌끌하는 딸년의 잔소리가 이 밤에 들르는 듯 하다.

더 듣기 전에 빨리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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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그림 사인 끝났습니다.

Jan 5 Four Roses.jpg

Jan 2 Wildflowers 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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