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오는데 이웃들의 정경이 눈에 들어온다.
언제나 한가한 길이지만 황금색 가로등이 오늘은 더욱 겨울 정취를 풍긴다.
집집마다 파아란 창틀로 새어나오는 은은한 불빛은 가족들이 모두
무사 하다는 표시 인듯하다. 한국 같으면 주부가 구수한 된장찌개를
보글보글 끓여놓고 자식과 남편이 오기를 기다리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바로 옆집에는 아빠와 아들이 농구를 하고 있다. 작년에 이사온 가족인데
틴에이져 아들 딸이 있건만 있는지 없는지 강아지 소리 빼고는 모두 조용히 산다.
길 위로는 딱 한 번 올라가 보았는데 우리 집을 잘 못 찾는 사람들은
한번씩 올라갔다 내려 오곤한다. 우리 동네는 빅토리아에서 아주 평범한 동네다.
시내에서 30분 거리다. 대 도시 같으면 겨우 30분? 하면서 애게게 그게 뭐 그리
먼 거리냐고 하겠지만 이곳은 30분이면 모여있는 동네 끝에서 끝이다. ^^
개미 울음 소리도 들릴 만한 이 시간이면 내 머리는 다시 새 아침을 맞은양
정돈이된다. 동네 그림을 머리 올리고 어제 그렸던 코스모스를 약간 손질하고
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