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202 – 난 아직도 잰틀맨이다

2015.01.29 23:57:35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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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볼일이있어 갔다. 문을 들어서려는데 꼬부라진 할아버지가

내가 들어가는 문 앞에서 문을 열어준다.

할아버지는 짐작컨대 85세는 더 넘었을 성 싶다. 우리 나라 같으면

어른 공경하는 마음으로 내가 냉큼 앞서서 “할아버지 어서 들어가세요.”라며

문을 열어드려야 하는데 들어가기가 좀 송구 스럽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들어가 볼 일을 다 보고 나오는데 그 할아버지가

다시금 안쪽에서서 문을 붙들고 열어준다. “My goodness, Thank you.”라고

웃어 드렸더니 “You are welcome”하면서 따라 나온다.

혹시나 만나서 커피 한잔 하자면 어쩔까 싶어 종종 걸음으로 내 차 쪽으로

걸어가는데 할아버지가 나와서 자기 차 쪽으로 오는데 바로 내 차 옆이다.

이런.

무슨 인연이가.

내 차는 십 오년 된 고물인데 할아버지는 근사한 차다.

그냥 시동걸기가 조금 미안해서 문을 두 번이나 열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말하니

할아버지는 오랫동안 해 오던 버릇이라며 별 일 아닌듯 미소 짓는다.

그렇구나. 할아버지는 평생 아내를 위해 자동차 문, 마켓  문, 은행 문 물온 집에 들어가는

현관 문 까지 고루 다 열어주었나보다. 그렇게 대우를 받고 살았을 성 싶은 할머니는

어디로 갔을까?

씩씩하게 운전대를 붙들고 씽~ 달려 나가는 할아버지 자동차를 멀그니 바라보니

할아버지가 “난,아직 안 늙었다구. 난, 아직 남자라구” 말 하는 듯 하다.

“할아버지 계속 젊은 남자처럼 건강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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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두 그림 오늘 사인 했습니다.

Jan 29 Tomatos.jpg

Jan 29 Mocha Clos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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