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206 – 사랑을 막아주세요

2015.02.02 23:29:34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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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사랑도 너무 바빠서 오래 머물지 못한다고 어느 시인은 말하는데

어느날 내 공책에는 이런 글들을 적어 놓았다.

<사람들이 공원에서 놀다가 해가 지면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사랑도 잠시 놀러 나왔다가 해 질 무렵이면 엉금엉금 기어 들어간다.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

그 싱싱함에 놀랜다

머슴 같기도 하고

충직한 일꾼 같은 젊은이

오늘은 내가 사고

내일은 네가 사거라

이제 시를 쓸 수 있습니다.

사랑을 시작했거든요

다가올 혹독한 힘듬을 생각하면

나는 사랑을 막아야 합니다

사랑을 막아주세요

사랑이 달려옵니다

무섭고 두렵습니다

거침없는 바람을 일구면서

사랑의 터널에 올랐습니다

나는 어느듯 그 사람의 행방에

안테나를 세웠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오는사랑

나는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 할 수 있는 가슴을 가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그림움을 이기기는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지치고 터져 온 몸둥이가 벌거벗겨진다 해도

나는 사랑을 따라갑니다

홀로 앉아 하늘을 보면서

사람의 마음이 참으로 야속한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사랑을 못해도

사랑에 빠져도

어찌 하지 못하나 봅니다

두 송이 장미를 가져다 준 사랑

그 장미가 시들어 갑니다

사랑도 이 처럼 시들어 버릴까봐 조바심이 납니다

멀리서 님의 얼굴은 안 보이지만

그의 마음은 벌서 내 가까이 와 있습니다

어느 시인이 또 말했습니다

젊은날만 사랑 하는 것이 아니고요

그래도 사랑을 막아주세요>

Feb 2 Seattle Art Museum.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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