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213 – 너만 그런게 아녀

2015.02.09 22:16:01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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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이었을 것이다.

독한 감기를 한 달여 앓고 난 후 갑자기 귀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난다.

뭐야? 이건. 내가 초청도 안 했는데 언제 내 몸속에서 자리를 잡었담?

당시 지체없이 이비인후과에 예약을 하고 정밀 검사에 들어갔는데

별 이상이 없다고 한다. 나이 먹어서 나는 것이라면서 약도 없고 그냥 함께 지내야 한단다.

이런.

기분 나쁘게 의사들은 할 말이 없으면 나이 얘기를 꺼낸다.

이 소리가 매일 나는 것은 아니고 내가 잊을 만 하면 살그머니 들어와 앉는다.

그럴때 마다 아참 이 소리가 났었지? 하며 스스로에게 말한다. 그렇다고 이것이

아프거나 타인에게까지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행이 양순한 동거다.

내가 이런 타령을 하니 아는 분이 자기는 귀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난단다.

“녜?” 내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니까 아주 오래 됐단다. 자기도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잘 살아가고 있다면서 어쩌겠냐며 쳐다본다.

장소연 시인의 시집에서 읽은 시 ‘그것 참’이 생각난다.

<눈 침침 귀 멍멍 넋 먹먹

생각 휘청휘청 마음 비틀비틀

아프게들 가까스로 사는구나

그것 참

나 혼자만 그런 줄 알았더니

모두들

행복하기만 한 인생은 없다지

아픈 가운데 자라고

외로움 짓씹으며 크고

서러우면서 여물고

견디고 견디노라면

스스로 상처 아물어

무지개처럼 밝은 날

열리려나

그것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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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x 24″

Oil on Canvas (머리 올림) 조금 큰 사이즈

Feb 9 Sunflowers on the tabl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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