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216 – 봄이 오고있다

2015.02.12 22:16:27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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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 드나드는 정원 길가에 민들레 꽃들이 머리를 들고있다.

내일은 저것들을 뽑아 나물을 부쳐 먹어야겠다. 살짝 삶은 민들레를 초 고추장에

무쳐 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 입에 군침이 돈다. 잠시 몇 발자국 마당 아래로 내러가니

“세상에나…” 모든 꽃들이 이미 전투태세다. 너무 씩씩하게 올라오니 약간 무섭기까지 하다.

긴 겨울 동안 “애구 지겨워 비는 왜 이리 많이오노.” 여기 저기서 넉두리를 많이 듣는다.

몇 달을 들여마신 물들을 토해내야 하는 저 초록 입들을 보라. 개선장군처럼 늠름하다.

이것들이 달려갈 길은 이미 정해져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앞을 다투어 밭의 양기를 빨며

태양을 더 많이 받기위해 고개를 돌려가며 커 나갈 것이다. 꽃 밭에는 여러종의 꽃들이

어우러져 있다. 색깔이 고운 놈, 은은한 놈, 희미한 놈, 독특하게 아름 다운 놈, 부드러운놈,

강한 놈, 게을러 아예 땅으로 기는 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장대같이 커 가는 놈등등

다 열거하기 힘들다.

이들에게도 다툼이있어 한 모금의 물이라도 더 마시기 위해 뿌리를 길게 늘어뜨리기도하고

가지를 더 뻗어 자기의 영역을 넓히게된다. 사람의 손이 자주 닿아주는 놈은 얼씨구절씨구하면서

잘도 크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놈은 삐쳐서 지풀에 죽기까지 한다. 스스로 죽는 것들이 많아지면

이놈들의 혼령이 나를 원망할까봐 겁이 나기때문에 자살까지 가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부터 나도 이들을 돌보아야 하는 큰 책임감으로 더 바빠진다.

봄 소리

아마도 앞으로 내가 맞이해야할 봄은 지나온 해들보다 휠씬 더 적겠지

이제는 그리운 님 그리워하는 마음도 숨기며 살아가야 하는 나이인가 보다

땅에 귀를 내려놓고 봄 소리를 듣는다. 사는 맛이 더 난다.

** 내일 저녁 6시 민들레 나물 먹으러 오세요. 아무나 좋습니다.

카톡이나 전화 주시구요. 뱅기 / 배 타고 오셔도 환영합니다.

예쁘게 봄 나들이 옷 입고 오셔야 합니다. 분홍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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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그림 하늘위를 조금 그렸습니다.

이 화폭은 큰 것이라서 시간이 많이 걸릴 듯 합니다. 전체의 1/4 입니다.

Feb 12 Vancouver.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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