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221 – 그래도 착해야 한다

2015.02.17 22:36:31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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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Canada Revenue Agnecy에서 회사로 내 cpp 에 관해 서류가 날라왔다.

작년 세금보고에서 내가 CPP를 안 낸 것에대해 상당히 많은 액수를 내야한다는 얘기다.

나는 작년 4월부터 시니어가 되었기 때문에  cpp를 안내는데 이것의 오해인 것 같다.

궁금하면 아래 전화번호로 연락하라고 적혀있어서 전화기를 오랫동안 들고 있어도

내 차례는 감감하다. 하는 수 없이 포기하고 평소 잘 아는 회계사를 찾아갔다.

그의 사무실 방문은 처음이었는데 너무나 깨끗하고 아름답다. 일 자체가 서류만 만지작 거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멀찌 감치에서 일 하는 두 직원도 거의 움직임이 없다. 나는 샵에서
이리뛰고 저리뛰며 손님들 치닥거리 부엌에서 채소 썰기등 리듬이 있는데 너무 고요하니
정막 하기까지 하다.

캔이란 이름을 갖고있는 이 회계사는 중국인으로써 아내는 한국분이고 우리교회 교우다.

그가 서류를 찬찬히 읽더니 인터넷으로 서류 한 장을 뽑고 서류에 필요한 것들을 마크한다.

내 사인이 끝나면서 자기가 Canada Revenue Agency로 연락해서 해결하겠다고 그냥 가라고

해서 마음 가볍게 일을 끝 마치게 됐다.

얼마를 내야 하냐고 물으니 돈은 무슨 돈이냐면서 수줍은 듯 한 미소를 머금고 “We are family.”

라고 말한다.

오…

얼마나 오랫동안 들어보지 못한 소리인가.

내가 아니라고 돈을 꼭 내야 가겠다고 버티니까 아주 적은 액수를 말 한다.

“이런” 그렇게 조금 벌어서 어떻게 살아가지? 나는 그가 말하는 액수 x 2를 주고 나왔다.

사업하는 사람 입에서 우리가 가족인데 이런 것 쯤 돈을 받겠냐며 사양하는 것은

옛날 한국 사회에서는 흔히 있었던 일이지만 요즈음 처럼 각박한 세상에는 듣기 힘들다.

나와는 다른일로 가끔씩 만날 일이었는데 만날때마다 ‘참 바른 사람이다’라는 느낌을 받곤 했었다.

일반적으로 변호사나 회계사중에 서류 한 장 작성해 주고 좀 과하다 싶은 액수를 청구할 때

돌아서면서 그 씁쓸함을 우리는 한 두 번 씩 느꼈을 것이다.

.

착하면 안된다.
왜냐면 내것 다 빼앗기기 때문이다.

또 바보라는 소리를 듣기 때문이고

더우기 착하면 남이 얕본다.

이런 말들을 많이 하고 있지만 나는 오늘 착한 사람이 잘 사는 모습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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